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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해 Dec 01. 2024

[윤 해 록] 풍요라는 무지개를 찾는 사람들




한 때 웃음을 찾는 사람들, 웃찾사라는 개그 프로그램이 인기리에 공중파 방송에서 방영되어 시청자들에게 풍요 속에서 결핍된 웃음을 찾아주고자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몽골에서는 무지개가 뜨는 나라라는 의미로 우리나라를 솔롱고스(Solongos)의 나라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정작 이 땅에 사는 우리는 평생에 무지개를 한 번 보기도 어려울 정도로 일상의 분주함에 쫓겨 여유를 잃어버리고 하루하루 무지개는 잊고 상의 풍요를 찾고자  순간의 감동을 허비하며 상을 살아나가는 풍요를 찾는 사람들, 즉 풍찾사로서 한 생을 살아나가기가 쉽다.

무지개는 자연이 빚어내는 순간의 예술이다. 비가 내리고 갠 다음 공기 중에 물방울이 사방에 퍼져 있는 너른 공간에 때 마침 하늘에 태양이 짠하고 나타나 햇살이 공기 중의 물방울과 만나 산란과 회절을 하면서 만들어내는 빛의 스펙트럼,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는 자연이 순간으로 만들어낸 걸작품이다

  늦가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11월의 끝자락 가을비가 오락가락하는 순간 찬란한 햇살이 구름사이로 홀연히 모습을 드러낼 때 색동 무지개가 원효대교와 한강대교 사이 용산이 바라다 보이는 한강 위 하늘에 거대한 아치를 만들며 둥실 떠올랐다.


 무지개다리를 연상시키는  무지개가 떠오르는 즉시 좀 더 자세히 보려는 욕심으로 옥상으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막상 옥상에 올라가서 하늘에 무지개를 바라보니  무지개 색깔이 희미해지더니 무지개가 사라지고 있었다.

무지개를 찾는 사람, 찾사가 되어 힘껏 달려갔지만 무지개라는 자연이 빚어내는 예술 작품의 순간을 나는 엘리베이터 속에서 보내고 만 이었다.


이처럼 인생에서 매번 만나는 순간이라는 찰나는 무욕무취의 상태로 온전하게 자신의 집착과 욕심을 내려놓지 못하면 만사가 허사가 되는 일은  순식간이다.

자연에서 나서 세상을 사는 우리는 결국 자연과 세상의 하모니가 울려 퍼지는 조화로운 한 생을 살 수밖에 없다.

 자연의 섭리와  세상의 원리가 만들어 내는 배경과 상황 속에서 무엇이 풍요인지 무엇이 결핍인지도 모르는 혼돈 속에서 나름대로 풍요로워 보이는 무지개를 향해 힘껏 달려가 보지만 무지개는 우리가 달려가는 순간에 생겼다 사라지는 물거품이요 물방울이며 다만 내 마음속에 피어나는 꿈과 희망의 다른 이름인 것이다.

“장차 빼앗으려 하면, 반드시 이를 먼저 준다(將欲奪之, 必固與之·장욕탈지, 필고여지).” (<노자> 제36장)”의 말씀과 같이 내 맘 속의 무지개도 자연이 내게 먼저 준 꿈과 희망이지만 햇살이 사라지면 순식간에 거두어 가는 자연의 섭리 앞에서 풍요를 찾는 인간도 풍요를 박차고 나가는 사람도 그저 자연이 만드는 순간을 살뿐이다.

풍요와 결핍을 오가며 자연의 섭리와 세상의 원리라는 파도를 이리저리 타면서 한 세상을 살아가지만 우리가 놓쳐서는 안 되는 유일한 한 가지 무지개는 내 맘속에 피어나는 순간이 모여 만든 풍요로운 무지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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