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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 해 록 ] 마음의 눈으로 보는 문명의 명암

by 윤해

말과 글로 만든 문명과 이름 그대로 글로 밝힌 문명 속으로 들어가 보면 필연적으로 빛과 그림자가 존재하지만 그 빛이 사방팔방에서 밝게 비출 때면 그림자는 있지만 보이지 않고 활활 타오르는 문명의 횃불 아래 등잔 밑은 오히려 어두운 법이다.

이처럼 그림자가 보이지 않는다고 사라지지 않듯이 어두운 등잔 밑이라도 보려고 마음만 먹는다면 얼마든지 볼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우리는 눈으로 본다고 생각하지만 마음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다.

말과 글의 모호성과 추상성이 명료함과 구체함을 뛰어넘는 세상은 비일비재하며, 그런 세상은 사실 문명세상이 원래 추구하던 세상이 아니라 문명을 빙자한 암흑의 세상에 불과하다. 즉 그들이 추구하는 세상은 빛이 아니라 어둠의 그림자이며 문명의 횃불이 꺼진 다음 보이는 등잔 밑의 세상에 불과하다.

그들의 특성은 마음대로 세상을 본다는 점에 있다. 말과 글의 모호성을 빙자하여 명료성을 훼손하고 말을 하고 글을 씀에 있어 점점 더 마음 가는 데로 마음대로 하다가 말과 글로 만든 문명을 파괴하는 추상성에 깊이 몰입하여 현실세계와 유리되기 시작한다.

현실세계와 유리된 어둠의 세력이 등장하여 등잔이 비추는 환한 세상을 보는 대신에 등잔 밑만 마음대로 보고 자의적으로 세상을 해석하고 뻔뻔하게 사리사욕과 선사후공이라는 무도한 칼을 함부로 휘두르고 이에 호응하는 소탐대실의 대중과 합을 맞추면서 저 세상에나 가능한 완벽을 노래하는 순간 수많은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들이 피땀으로 세우고 건설한 공동체는 순식간에 무너진다.

그들이 이러한 무도한 행동을 하는 연유를 한 마디로 정리하면 할 만하니까 하는 것이다. 바늘 도둑이 소도둑 된다고 이러한 어둠의 세력을 탄압받는 양심으로 둔갑시키고 환한 등잔 밑에서 암약하면서 독버섯처럼 세력을 확대하는 동안 일하느라고 바쁘게 하루하루를 살았던 사람들은 설마 그렇겠어라고 방심하면서 일을 이지경 까지 몰고 와 어둠의 세력들에게 멍석을 깔아준 격이 되었다.

이제 정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바꾸어 말하면 거짓의 산을 높이 쌓아 올린 어둠의 세력들이 저지른 업보의 결과가 나타날 순간이 다가왔다는 것이다.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사필귀정의 시간이 우리 공동체의 내부뿐만 아니라 격동하는 국제질서의 재편과 맞물리면서 AI 나아가 AGI 기술혁명의 특이점까지 성큼 우리 앞으로 다가온 거센 파고는 할 만하니까 한다면서 제 마음대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자들의 아둔한 머리부터 이에 야합하는 소탐대실의 대중들에게 냉혹하게 다가올 것이다.


다만 도매급으로 넘어가는 수많은 국민들까지 가혹한 겨울이 기다리고 있다는 점이 못내 아쉽고 그들을 막아내지 못한 인과응보의 업보도 결코 가볍지 않음을 위로 삼아 겨울의 삭풍을 견뎌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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