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때 나의 장, 단점 쓰기가 어려웠다. 나이가 마흔이 된 지금도 어려운 걸 보면 나는 내 몸뚱이, 내 마음을 데리고 산 지가 40년이나 되었는데 아직도 나를 잘 모르는 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그래도 최근 심리상담 하면서 내 기질에 대해 알게 되고 그 기질이 가진 장점도 알게 된 것이 새로운 경험이었다. 그동안 나는 사람들이랑 만나서 이야기 나누는 게 어렵지가 않았는데, 교감하고 공감하는 기질의 성향이 여서 그런 상황에 잘 대처하고 즐겼던 것 같다. 가까운 사람들과는 말할 것도 없고 처음 보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 사람이 안전한 사람이라 판단되면 쉽게 가까이 다가가 이야기 나눌 수 있다. 단점이라면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크게 바뀌지 않는 편안함을 추구하다 보니 내가 나를 바위라고 여길 만큼 한 자리에 눌러앉아 있다. 이런 내가 답답하게 느껴지다 가도 또 한 자리에 있기 어려워하는 사람들 보면 이것도 내 강점 일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해보았다. 단점이 약점이 되라는 법은 없으니까. 실제로 처음 입사했던 첫 직장에서 8년간 일했었는데 사회에 나와보니 그 시간과 세월에 한 곳에 있었던 이력을 굉장한 근면 성실함으로 봐주셔서 놀란적이 있었다. 장점도 단점도 내 모습의 한 조각이다. 퍼즐에 한 조각만 없어도 미완성인 것처럼, 나를 만들어주는 조각조각들은 사랑하고 끌어안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조금 뽐내고 싶은 장점도 약간 감추고 싶은 단점도 앞으로 더 데리고 살다 보면 길들여지고 꾀 근사한 내가 되어있겠지!라는 기대를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