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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매 Jul 02. 2024

10년 뒤 나는

20년 후에 내가 건강히 살아 있을지는 장담은 못 하겠고, 10년 후쯤은 그래도 바라볼 수 있는 미래겠다. 싶기도 하고 내 딸을 위해서 꼭 그때 까지는 살아있어야 하니까. 1분 뒤도 장담할 수 없는 게 인생이지만 10년 뒤를 꿈꿔 본다면.. 우선 나는 50살.. 반백 년 살아가고 있는 갱년기의 한 중간을 지나고 있을 것 같다. 지금 꼬맹이 내 딸아이는 그때면 18살. 사춘기를 지나왔을지 아니면 격한 사춘기 중 일지는 모르겠다. 갱년기랑 사춘기 누가 이길까. 박빙의 승부가 기대된다. 대학 입시 준비 시기이니 아마 나도 딸아이의 비위를 맞춰가며 공부 내조를 하고 있지 않을까. 집은 지금 사는 집이 아니라 학교 근처로 이사를 가고 싶다. 작은 빌라 여도 학교에서 가까워서 1분이라도 더 잘 수 있는 가까운 곳에 살았으면 좋겠다. 급하면 집으로 뛰어와 볼 일 볼 수 있을 만큼 가까우면 더더욱 좋겠고. 요즘 50살은 예전 같지 않아서 아직 손 떨리고 눈 안 보이고 그럴 나이는 아니니까 치과에서 치위생사로 일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젊고 상냥한 아가씨 치위생사는 아니더라도 푸근하고 친절한 아줌마 취위생사는 될 자신이 있다. 그리고 이 건 10년 뒤까지 딸아이에게 비밀 이어야 하는데. 10년 뒤쯤엔 집에 강아지를 입양하고 싶다. 사실 최근에 아이가 아빠를 잃고 강아지 키우고 싶다는 말에 마음이 잠깐 흔들렸는데, 생명을 들인다는 건 작은 책임감으로 시작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걸 알기에 정신을 다 잡았다. 그런데 10년 뒤면 아이가 내 품을 많이 떠날 테고, 가족이 필요한 강아지를 입양해서 두 번째 육아를 하며 서로에게 위로가 되어주며 살아야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딸은 다 키워 놓으면 결국 어떤 놈이 데려가겠지.. 암튼 이건 10년 뒤까지 딸 애 에겐 비밀 인걸로. 10년 뒤라고 격변한 어떤 날이 아니라, 지금처럼 웃기도, 울기도 하며 내 하루를 안전하게 채워가며 살아가고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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