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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를리너 Feb 09. 2024

동화 읽는 어른들은 누구?

편안한 설연휴 보내세요

반전을 항상 기대한다.

생각에서 벗어난 일들이 일어나면 무릎을 '탁' 치며 감탄한다.

잠시라도 나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이야기들은 예상을 벗어난 흐름이었다. 드라마이든, 영화, 소설 혹은 동화이든.

내가 정해 놓은 길을 벗어나 울퉁불퉁한 길을 운전해 가는 줄거리여야만 끝까지 운행할 수 있었다.


‘동화 사색’이라는 책을 처음 접했을 때, 눈에 뜨인 것은 제목이었다.

동화는 백설 공주나 신데렐라와 같이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비교적 읽히기 쉬운 이야기였다.

동화 더하기 사색?

동화를 통해 사색할 수 있을까? 궁금증은 책장을 넘기는 속도를 빨리했다.

어떤 동화 작가의 글에서 읽은 적이 있다. 동화 작가를 꿈꾸고 있다면, 매일 서점에 나가 신간들을 읽어보라고. 얼마나 많은  동화책이 쏟아져 나오는지. 그리고  동화책들은 얼마나 다채로운 주제를 다루고 있는지. 과연 내가 ‘참신한’ 소재와 주제를 택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품게 한다.


‘동화 사색’에서는 어린이가 맞닥뜨린 세계에 대한 깊은 사색을 이야기한다. 우정, 급속한 산업 발전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물질만능주의, 그 가운데 관계 맺기, 소통, 삶의 깊은 상처, 성역할, 연대, 공존 그리고 기술 발전 그리고 그에 따른 로봇의 의미와 목적 등을 폭넓게 다룬다.


공동 저자는 담담히 자기 삶에 비추어, 이들 동화 주제가 어떻게 삶에 적용되는지에 이야기한다.


특히 내가 재미있게 읽은 부분은 ‘오늘부터 배프! 베프!’ (지안/김성라 문학동네) 편이었다. 관심 두는 분야인 물질만능주의와 기성세대들의 틈바구니에서 어린이들은 어떤 삶을 선택할 것인지에 대해서다.


서진이는 낙천적이고 용감하지만, 경제적으로 풍요롭진 않은가 보다. 부유한 친구 유림이와 친구 맺기를 통해 사회가 형성한 차별에 대한 선 넘기가 자신의 자존감을 높이는 일임을 알려준다.


"특히 집단에서 소외된 사람들에게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품도록 만드는 일상 속 평가와 행동을 말합니다. 『선량한 차별주의자』에게서는 우리가 무심코 저지를지도 모를 차별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경제적 차이뿐만 아니라 나이, 학력, 직업, 출신 지역, 가족 상황, 건강 상태 등 무수히 다양한 기준으로 인해 공동체 속에서 소외된 사람들이 생겨난다는 것이죠. 악의를 품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판단과 행동이 누군가에게 인격적 모욕이나 폭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이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나를 둘러싼 세계에 관심을 가지고 평등과 존중이 관계를 찾아가려는 노력이 더 가치 있다고 주장합니다."


친구의 역할, 쓰임보다 사회가 나에게 강요하는 높은 벽을 넘어 진정한 관계 맺기에 집중하는 서진이를  보면서 기성세대인 내가 치유받는 것. 그것이 동화를 읽는 어른들이 얻을 수 있는 생각지 못한 선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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