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표현 쌓기 |
글쓰기를 본격적으로 처음 시작한 것은 바로 23년 여름이었다. 결혼을 하고, 알 수 없는 우울감에 빠져 허우적거릴 때, 마침 도서관에서 하는 '나를 찾는 자서전 쓰기'라는 제목의 무료수업을 발견하고 참여하게 되면서 글쓰기에 대한 희열을 처음으로 느껴보았다.
살면서 한번도 글을 잘쓴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또, 살면서 한번도 나를 표현하며 살아본적이 없었다. 나를 표현한다는 것은 많은 두려움을 포함하고 있었기에... 나는 항상 홀로 그것을 감당하려고만 했었다. 결혼하고 우울증이 찾아온 것도 그 이유에서였다.
언제나 홀로 감당해오던 것들이 결혼하고 관계 속 거리두기에 실패하며 점차 버거워졌지만, 여전히 홀로 견뎌야한다는 생각에 그 누구에게도 털어 놓을 수 없었다. 남편에게조차 언제나 밝고 긍정적인 모습만을 보여줘야한다는 강박으로 점점 어두운 감정을 키워갔던 것 같다.
언제나 그런 어두운 감정들은 꽁꽁 숨기려고만 했었다. 그 누구도 나의 고충을 이해해줄 수 없다는 생각에 차곡차곡 내면에 쌓여가는줄도 모르고 언제나 부정적인 감정은 숨기고 긍정적인 감정은 절제하려고만 노력했다.
도서관에서 무료로 운영하는 자서전쓰기에서 처음으로 내 안에 있는 감정을 모조리 쏟아내볼 수 있었다. 무슨 용기였는지 사실, 아직도 잘 모르겠다. 그저 정해진 분량에 지금까지 결혼생활에서 느꼈던 나의 생각, 감정들을 우르르 쏟아냈던 것 같다.
처음이었다. 그렇게 개운했던 적은. 글을 못써도 된다고, 두서가 없어도 된다는 강사의 말에 그냥 앞뒤없이 모조리 쏟아내었던 나의 글은 사실 나에게 가장 큰 위안을 줬던 것 같았다. 처음으로 내가 쓴 글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그 글에 대한 평론을 할 때도 조금은 떨렸지만 괜찮았다. 난 이미 글을 쓰면서 위로를 받았기때문에 말이다.
근데 더 놀라웠던 것은 평론이었다. 무료 수업이라 절반이상이 나보다 나이가 많은 주부들이 참여를 했는데, 모두가 나의 글에 자신의 과거가 떠올랐다며, 이런 글을 쓴 나의 용기에 자신이 위안을 받았다고 말해줬다. 그저 생각나는대로 써내려갔던 글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스스로 글을 쓰며 느꼈던 감정보다 훨씬 더 큰 벅참으로 다가왔다.
그때였다. 글을 쓰는 사람,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때가.
나는 작가가 되고 싶었다. 그리고 그때 그 무료수업을 계기로 인스타에 글을 쓰기 시작했고, 거기서 만난 사람들과 함께 POD출판, 소량출판으로 벌써 3권의 책을 출간하고 판매도 진행해보았다. 책을 쓸 때마다 나는 항상 가장 솔직하게 나의 마음을 표현하려고 노력한다.
그렇게 솔직하게 표현하면서 나는, 스스로에게 위로를 하고 또 나의 솔직한 글은 다른 누군가에게 작은 위안을 전하기도 한다. 2년동안 3권의 책을 내면서 느꼈다. 더 많은 글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나눠줘야겠다고 말이다. 그래서 선택한게 '브런치'였다.
정보성이 가득한 블로그와는 달랐고, 소통위주였던 SNS와도 달랐다. 브런치에서는 진짜 나만의 글을 나눠줄 수 있다고 생각했고, 여러 연재를 진행할 수 있었다. 그렇게 쌓인 글들이 때때로 브런치와 연계된 수많은 출판사들에게도 전해질 수 있다는 희망도 있다. 작은 글들이 모여 결국은 책이되고, 이곳에서 만나는 다른 작가님들의 생생한 글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다가왔다.
요즘도 브런치에 매일 글을 쓰고 있다. 나는 그 글들이 언젠가 작가가 되었을 때, 풍성한 글감의 숲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지금 글감의 씨앗을 뿌리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가 블로그나, SNS가 아닌 브런치를 선택한 이유였다. 좀 더 자유롭고, 좀 더 개성있게 채워갈 수 있는 이 공간이 나를 더 작가답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나는 삶의 안온함을 이야기하는 작가가 되고싶다. 성장, 성공이 중시되는 요즘, 나는 평온함과 편안함 그리고 내려놓는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가가 되고싶다. 그 이야길, 앞으로도 여기 브런치에 남겨보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