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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빅 포레스트 아내 Jul 23. 2023

산골 토굴에서 초등아들과 만찬

5도 2촌  평일엔 직장인, 주말엔 산골자유인.  토굴에 초등아들 초대

남편의 거대한 꿈, 숲 속의 산골정원 건설이 진행 중이다.

우리 가족의 5도 2촌 첫걸음이다.

산골 땅과 감격스러운 첫 만남이 있었고 산골 땅을 매입했다.

남편은 중고 굴삭기로 땅을 매끈하게 정리한 후,

허허벌판 화장실도 수도도 없는 맨 땅 위에 남자의 로망 토굴을 제일 먼저 지었다.

허허벌판 땅 위에 첫 구조물이 생기니 아들에게 아빠의 위대함, 토굴을 자랑하고 싶었나 보다.


어느 날 남편이 아들에게 말했다.

"땡땡 아! 아빠 드디어 동굴(?) 완성했다. 얼른 빨리 가서 보자"

초등 아들은 동굴이라는 말에, 또 산골에 놀러 간다니 신이 나서 손꼽아 주말만 기다렸다.

하지만 아내인 나는 안다.

걱정이 한가득이다.

땅 위에 화장실과 수도도 없는 산골 맨 땅이다.

평상시 깔끔 떠는 아들이 막상 가면 화장실이 없음을, 수도가 없음이 얼마나 불편할지 나는 직감으로 알고 있어 걱정이 많았다.


사랑스러운 아들이 간다고 해서 평소 싸 가던 도시락에 비엔나소시지를 사랑으로 추가했다.

이 당시 남편은 일하다가 밥이 안 넘어간다고 항상 볶음김치만 싸 달라고 했다.

사진을 보니 환경오염이 걱정되고 영양 불균형인 도시락이다.

지금은 도시락을 구입해서 좀 더 사랑을 담아 친환경적으로 도시향 가미해서 아이스박스에 담아 준비한다.

남편과 아들 토굴 먹방
산골 토굴에서 잘 먹는 사랑스러운 아들

신나서 아빠 따라 산골 토굴 구경 간 아들한테 계속 전화가 왔다.

"엄마! 나 힘들어. 처음에 재미있었는데ㅠㅠㅠ  지금 아빠는 일만 해.

화장실도 없어서 참고 있어.

빨리 집에 가고 싶어ㅠㅠ"

나는 이 날 전쟁터 나간 아들 기다리듯 초등 아들이 돌아오기만 기다렸다.


어른이 되어 어렸을 때를 기억해 보면  얼마만큼의 행복한 추억이 있을까? 생각해 본다.

도시집에서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그냥 하루 게임하고 티브이 보는 평범한 일상은 항상 있다.

시간 따라 그냥 흘러가는 평범한 일상은 나이 들어 기억 회로에 저장되지 않을 때가 많다.

하지만 어렸을 때 아빠 따라 산골 토굴에 가서 걸인의 만찬도 즐겨보고,

맨 땅에서 느껴보는 심심함과 지루함은 또 다른 유년의 추억과 기억으로 남는다.


그리고!!! 아들이 무사히 집에 돌아왔다.

산골의 만찬은 잊어버리고 도시의 피자와 스파게티로 맛있게 배부르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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