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아픈 지 2년 지났어도
''엄마 내일 병원 안 가면 안 돼요?''묻는다.
첫째의 마음을 헤아려본다.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아이와 첫 기차를 타러 간다.
새벽에 부른 콜택시 기사분이 우리를 기억하신다.
수서역 가는 기차 안에서는 친절한 할머니를 만났다.
잠바를 입혔는데도 아이가 춥다 하자 여벌 옷을 꺼내 덮어주셨다.
본인도 병원 가는 길이라며 아침마다 아이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인사하신다.
새벽 첫 기차에는 환자들이 제법 있다.
병원 가려고 탄 택시는 담배냄새가 베였다.
다음부턴 승차거부를 할까 생각만 해본다.
아이는 피검사, 심전도검사, 소변검사, 흉부촬영을 하고 끝에는 마취과 진료를 봤다.
다음 주에 케모포트 제거 시술이 잡혀서 오늘은 그 준비작업을 한 거다.
케모포트가 있어서 6주마다 병원을 다녔는데 빼고 나면 텀이 더 길어질 거다.
소변검사 1차 시도에 실패하자 나는 짜증이 났다.
''어우 힘들다 힘들어''
2차 시도를 위해 새 종이컵을 받아왔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이한테 물었다.
''나중에 네 자녀가 아프면 어떡할 거야?''
''엄마처럼 짜증 낼 거야''
오늘의 나 반성해
지난주에는 대구 병원에 갔다.
서류 챙기랴 병원 일정 조정하랴 바빴다.
아이가 옆에서 덥다, 심심하다 짜증의 짜를 시작 하길래 내가 더 큰 짜증으로 덮었다.
''너 살리자고 병원을 몇 군데를 다니냐!''
그때의 나도 반성해
아이는 기차에서 과자 한 봉지를 다 먹고 잠이 들었다.
잠든 아이 보며 엄마는 반성한다.
머리를 묶어줄 만큼 아이의 머리카락이 자랐다.
이런 날이 왔음에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