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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글이 Oct 31. 2024

6만 원어치 장

큰애가 저녁에 태권도 마치고 오는 길이 무섭다고 해서 수업이 없는 날이면 마중을 나가는 편이다.

그 시간에 장을 같이 보기도 하는데

어제는 계란이 필요했다. 

학기 중에는 식탁이 부실해진다. 

내가 일주일에 세 번 집을 비우니 애들이 엄마밥을 못 먹는다.

아이들이 한창 자라는 성장기인데 영양이 부실해서 마음이 쓰인다.

계란 사러 갔다가 이것저것 더 샀다. 

토요일에 놀이공원 가니까 유부초밥 재료 사고

작은애가 떡볶이 먹고 싶다고 한 말이 생각나서 떡과 어묵을 담았다. 

큰애가 나 닮아 면순이라 냉면사리, 육수도 담고

콩나물잡채가 먹고 싶어서 콩나물도 샀다.

양상추를 안 먹은 지 오래돼서 큰 걸로 하나 담았다.

(양상추볶음밥 만들 때 마구마구 넣으리) 

소고기 다짐육은 활용도가 높아 담고

마늘장아찌는 큰애가 좋아하는 거라 큰맘 먹고 담았다. 

(장아찌를 직접 만든 적이 없는데 마늘장아찌는 비싸서 내년에는 만드리라) 

집에 남편이 사놓은 족발이 있어서 상추도 담고

소스 좋아하는 작은애를 위해 마요네즈도 담고

작은애가 홍시 먹고 싶다는 말이 생각났지만 집었다가 놓았다.

(집에 단감이 있기 때문에) 

장바구니를 둘이서 한쪽씩 잡고 나올 만큼 장을 봤다. 

헐빈했던 냉장칸이 채워졌으니 머릿속으로 식단을 짜본다.

뭐부터 해 먹지 행복한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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