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in나 詩 76
어느 날부터였을까
종종 묻던 안부도
가벼운 말도
점차 보기 힘들어졌다
모든 것은 흩어지는 먼지처럼
곧 사라져 버릴 것처럼
울림조차 없는 정적만 흘렀다
침묵의 무게는 버거웠다
그 침묵을 깨고
단어 하나를 꺼낼 수 없어
나 역시 침묵했다
침묵은 외로웠다
말은 때때로 거짓이었지만
침묵은 언제나 진실이었던
지난날들이 눈치채게 했다
귀찮음에 더 이상 원하지 않는 거라고
내 지친 몸을 더는 기댈 수 없게 되는 거라고
침묵은 말했다
서로 마주 볼 일 없이
서로 다른 계절이 흘러가는데
나는 끝내
그 침묵을 깨지 못했다
무슨 말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닫혀있는 문을 차마 열지 못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멀어지고
형체 없이 사라지고 마는 존재인 것 같아서
나는 용기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