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다혜는 엄마와 함께 산책을 나섰어요.
날씨도 좋고 마침 토요일이라서 박물관 옆 공원에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다혜는 엄마랑 저수지 주변을 걸으면서 끝말잇기 게임을 했어요.
공원, 원숭이, 이장, 장소, 소나무…….
이 게임은 다혜가 유치원 입학 때부터 시작해서 벌써 1년이나 지났어요.
그런데 날이 갈수록 끝말잇기가 길어진다고 엄마가 좋아했어요.
어휘력인지 뭔지 그런 게 좋아진대요.
다혜는 그게 무슨 뜻인지 몰라도 하여간 재미는 있어요.
벤치에 앉아 먹는 김밥은 꿀맛이었어요.
봄바람은 부드럽고 햇살은 포근했어요.
화단에는 싸리꽃이랑 쑥부쟁이가 많았고 설유화, 개나리, 철쭉도 예쁘게 피었어요.
엄마는 동영상으로 꽃과 나비를 찍어서 이모에게 보냈어요.
다혜는 화단 안쪽에 있는 키 작은 민들레꽃을 보았어요.
대부분 노란색인데 흰 민들레 가족도 서너 포기 보였어요.
그런데 맨 안쪽의 제일 키 작은 민들레를 보고 다혜가 깜짝 놀라서 소리쳤어요.
“어! 저거 봐, 엄마. … 막내 민들레가 불쌍해.”
“어디, 어디? 으응, 그렇구나. 한 줄기가 돌멩이에 깔렸네.”
솔방울만 한 돌멩이가 여린 줄기를 누르고 있었어요.
다혜는 얼른 돌멩이를 치우고 줄기를 세웠어요.
그런데 줄기는 똑바로 설 수가 없었어요.
세워도 자꾸 넘어져요.
다혜는 아파 보이는 막내 민들레가 참 불쌍했어요.
다혜는 작년에 다리 다쳐서 깁스를 했던 외할머니가 생각났어요.
그래서 손에 들고 있던 비닐봉지를 뒤졌어요.
조금 전에 먹었던 김밥 도시락에서 나무젓가락을 찾았어요.
“엄마, 이걸로 막내에게 깁스를 해주면 되겠지? 할머니 다리처럼.”
“아, 그래. 그거 좋은 생각이네.”
다혜는 민들레의 바로 옆에다 나무젓가락을 꽂았어요.
하지만 줄기를 붙들어 맬 끈이 없었어요.
“다혜야. 저 풀잎 줄기로 묶어보자.”
엄마는 잎이 길쭉한 잡초를 한 줄기 끊어서 민들레를 나무젓가락에 조심스럽게 묶었어요.
그랬더니 훌륭한 부목이 되는 거 있죠.
조금 전까지 찡그리고 있던 막내 민들레가 활짝 웃었어요.
“막내야. 이제 괜찮을 거야. 잘 있어.”
다혜와 엄마는 또 끝말잇기를 하면서 집으로 돌아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