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통보 100일 차를 맞은 나의 일상
저의 첫 번째 글 제목이 "브런치 인턴 작가 등극"이고 인턴작가의 신분을 벗어나 브런치 정식 작가 통보를 받은 후에 첫 글 제목치고는 좀 그렇긴 하지만 첫 번째 글에서 언급하였듯이 저는 모 대기업 해외 지사에서 지사장으로 근무 중 퇴사 통보를 받았습니다
해외 근무 중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인 국내 휴가 중 퇴사 통보를 받게 된 후 어언 100일이 지났고 12월 말까지는 급여가 나오지만 이 기간이 지나면 공식적으로 회사와의 현 계약은 종료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 100일이라는 기간 동안 뭘 하면서 지냈는지 여러분들과 공유해 보고자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휴가 중 퇴사 통보를 받았지만 그동안 교류했던 발주처 인사들, 아국 지상사 분들, 대사관 분들 및 모든 인연들과 인사와 정리는 필요했기에 다시 해외 근무지로 돌아가 3주 정도 시간을 보낸 후에 국내로 돌아온지라 국내에서 보낸 시간은 100일 중 80여 일 정도이며 이 기간을 어떻게 보냈는지가 이 글의 요지입니다.
1. 직장 관련 인연들과의 작별 인사
국내로 복귀한 후에 가장 먼저 한 일은 회사분들 및 업무와 관련되어 인연을 맺었던 소중한 분들과의 시간이었습니다. 대부분 "상상도 못 했다", "해외에서 고생했는데 이렇게 한 번에 갈 줄 몰랐다", "회사가 참 매정하다" 등등 저를 위로하는 말씀들이었고 저도 감사 표시 및 향후에도 인간적인 교류는 계속하자는 류의 말씀을 주고받았습니다. 저를 두둔해 주는 말씀 및 회사에 대해 매정함을 토로해 주시는 말씀들이 묘하게도 제가 하고 싶은 말을 대신해 주는 느낌이 들어 고맙기도 했지만 이 기회를 빌어 좋은 기회를 제공해 주신 회사에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2. 가족들과의 즐거운 시간
6년 반이라는 시간을 계속 해외에서 보내면서 부임 시 2살이었던 딸이 이제 8살이 되었을 정도로 긴 시간을 연달아 해외에서 보낸지라 휴가 때 잠깐씩 함께 시간을 보낸 것을 제외하고는 느긋하게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지 못한지라 와이프와 딸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가장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평소에는 그동안 해외 근무 중에 먹고 싶어도 먹지 못했던 음식들도 원 없이 먹었고 여기저기 여행도 다니면서 아빠의 정에 굶주렸던 아이와 혼자서 아이를 키웠던 아내의 수고를 위로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11월 중순에는 오사카로 3박 4일 여행을 다녀왔는데 복잡한 지하철을 타면서 헤매기도 해 보고 아이가 평소에 가고 싶어 했던 유니버설 스튜디오도 방문해서 해리포터 zone 및 닌텐도 월드 zone에서 8살짜리 딸과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냈습니다. (50대 늙은 아빠인 저는 체력이 방전되긴 했지만~^^) '이게 바로 사람 사는 거지'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저보다 10살이 어린 와이프와의 결혼 생활이 만 11년을 향해 가고 있는데, 이 중 거의 9년을 해외에 체류했고이 기간 중에 혼자 어린 딸을 키운 와이프를 위해 그동안 못했던 데이트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3. 재충전 및 자기 계발의 시간
그동안 운 좋게도 경력 단절 없이 계속 일할 수 있었던 관계로 직장 생활이 거의 30년을 향해 가고 있었으며 이 기간 동안 약간은 지쳐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고 평소에 자기 계발을 위해 노력하고자 최선을 다했었지만 현업에 몰입한다는 핑계 아닌 핑계로 세상 돌아가는 물정에 어두웠던 것도 사실인지라 이 기간을 잘 활용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국내로 돌아왔고 각종 세미나 (경제, 재테크, AI, 기존 업무 관련 등) 참석 및 각종 공부 (기존 업무, 영어, 경제, 챗 GPT, AI 등) 및 독서를 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이 시간이 너무나 소중하고 행복하게 느껴지는 건 왜일까요? 단순히 올해 연말까지는 급여가 나오고 회사에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유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이유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제가 내린 결론은, '비록 회사에서는 퇴사 통보를 받았지만 앞으로 살아갈 수없이 많은 남은 날을 어떻게 잘 살아갈 지에 대한 고민, 이 고민을 하면서 해결책을 찾기 위해 공부 및 독서를 통해 그 길을 찾아가는 과정, 이 과정을 통해 흐릿하게나마 답을 찾아가고 있다는 기분 좋은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아직 정해진 것도 없고 여전히 불안감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100여 일 동안 제가 참석한 강의들, 직접 만난 많은 인연들, 좋은 책들, 각종 Social Media 및 유튜브 강의들을 통해 제가 확신을 가지게 된 것은 '이미 발생한 일들에 대해 부정적인 면을 부각하기보다는 긍정적인 면을 생각하며 현재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자'라는 것이었으며 이를 통해 위와 같은 기분 좋은 느낌이 하루하루 지날수록 더 짙어가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아울러 브런치스토리 인턴 작가에서 정식 작가로 신분이 상승(?^^)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가족들과 자주 가지지 못했던 행복한 시간을 즐기느라 글을 쓰는데 소홀했음을 인정하며, 최선을 다해 더욱더 자주 글도 쓰면서 나 자신을 가다듬고 브런치스토리 작가 여러분들의 좋은 글을 읽고 좋은 느낌을 받는데도 한층 더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마지막으로 딸아이가 보낸 문자 및 딸아이가 요즘 그림 그리는 재미를 많이 느끼고 있는데 작품(?) 하나를 아래와 같이 올리면서 이번 글을 마치고자 합니다.
추워지는데 건강들 조심하시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