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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일생

새해 첫날이자 퇴사 후 첫 번째 생일

by JJ

네, 그렇습니다. 제 생일은 1월 1일입니다.

어릴 때에는 제 생일이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1월 1일엔 대부분의 친구들이 각자의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일반적이라 친구들을 만나기가 어려웠고 친구들로부터 생일 축하를 받거나 친구들을 초대해서 생일 파티를 여는 것도 거의 불가능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혼자서 조용히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오히려 행복하고 즐거운 일인데 어린 마음엔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았나 봅니다.


이제 몇 시간만 지나면 2025년 새해가 밝아 오고 1995년 직장 생활을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출근을 하지 않아도 되는 신분으로 생일을 맞이하게 되니 여러 가지 복잡 미묘한 감정이 드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제 브런치스토리 글에서 여러 번 언급하였지만 저는 해외 근무 중 퇴사 통보를 받고 공식적으로 오늘까지만 회사에 적을 두는 신분입니다.


하지만 지난 글에서도 언급하였듯이 8월에 퇴사 통보를 받은 이후 최대한 마인드 컨트롤을 하면서 그동안 하지 못했던 독서와 세상 돌아가는 트렌드에 대한 공부 및 재테크를 비롯한 경제 공부 등을 하면서 알차게 보내온 4개월여의 시간이 의미 있고 뜻깊었던 시간이었음을 감사하고 있습니다.


이 기간 동안 읽었던 많은 책들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 있는 인사이트들을 종합해 보면, 이미 발생한 일에 대해 부정적인 면을 생각하기보다는 이면에 숨어 있는 긍정적인 면을 생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입니다. 예전에 학교에서 배웠던 "새옹지마" 도 마찬가지 개념이 아닐까 싶습니다. 결국 발생한 일은 발생한 일일 뿐이고 그 일에 대해 각자가 느끼는 감정은 누가 강요하지도, 요구하지도 않은 각자가 느끼는 감정에 불과할 뿐이니까요.


이노우에 히로유키의 '너무 애쓰지 말아요'에 "과거의 선택을 최고의 선택으로 만드는 것은 앞으로의 당신입니다"라는 글이 있습니다. 이미 발생한 좋지 않은 일을 계속 곱씹어가면서 부정적인 면에 집착하기보다는 최대한 신속히 멘털을 잡아 안 좋은 감정을 털어버리고 향후에 살아갈 많은 날들을 위해 속도에 집착하기보다는 제대로 된 방향을 잡아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한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을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안정효 작가의 '안정효의 글쓰기 만보'에 "정답에 집착하는 습성이 무개성을 낳는다. 글쓰기와 인생의 정답은 하나뿐이 아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맞습니다. "앞으로 나아갈 나의 인생에 있어서도 정답은 하나가 아닐 것이고 브런치 스토리 작가로서 써 갈 글에도 정답은 하나뿐이 아닐 것이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자 합니다.


2024년은 국가적으로 정말 다사다난한 한 해였고 개인적으로도 퇴사를 하게 되는 등 굴곡이 많은 한 해였지만 그래도 브런치 스토리 정식 작가가 된 것이 가장 의미 있는 일 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여러 작가님들의 좋은 글을 읽으면서 위로도 받고 세상 살아가는 영감도 얻어가고 있으며 또 제가 써가는 이야기들이 저의 구독자님들이나 여러 작가님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고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앞으로 열심히 글을 쓸 것을 다짐해 봅니다.


문득 14년 전 만 63세에 폐암으로 돌아가신 저희 어머니가 떠오릅니다. 1월 1일에 저를 출산하신 어머니는 어떤 기분이셨을까요? 새해 첫날에 선물을 받은 기분이셨을까요? 제 브런치 스토리 이전 글에 언급하였듯이 결혼이 늦어 이제 8살 된 딸이 있다 보니 자식에 대한 부모님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71년 1월 1일 새해 첫날에 저를 낳으시느라 고생하신 어머니에게 전달된 출생증명서


커버 이미지에 나타나 있듯이, 저의 8살 딸이 저에게 "키워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랑해요"라는 생일 축하 메시지 겸 편지를 무지개 (딸이 무지개를 너무 좋아합니다~^^)와 하트를 곁들여서 보내 주었는데 이 내용 그대로 새해 첫날에 저를 출산하시느라 고생하셨을 어머니에게 돌려 드리고 싶습니다.

2023년에 결혼 10주년 기념으로 방문한 하와이에서 찍은 무지개


엄마, 키워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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