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담아낸 미국의 커피 한 잔.
블루보틀 이야기
블루보틀 브랜드 스토리
60년 전만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커피 산업이 어떻게 발전할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당시의 커피는 일상생활에서 단순하게 마시는 일종의 음료수와 같은 역할을 했으나, 현대의 커피처럼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독립적인 문화로는 성장하지 못했다. 하지만 커피 빈의 유통, 로스팅 테크닉의 발전 그리고 커피를 향유하는 문화의 태동으로 커피라는 제품은 완전히 다른 사회적 지위를 얻게 된다. 즉, 완전히 새로운 경험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그 모습 중에서도 가장 유니크하게 대중적으로 다가갔던 브랜드가 있다. 바로, 블루보틀 커피가 오늘의 주인공이다.
한 명의 자그마한 열정에서 시작하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인만의 커피숍을 차린 블루보틀 창립자, 제임스 프리먼2002년, 샌프란시스코에 작은 커피숍을 연 제임스 프리먼. 그는 커피숍을 열기 전 단순히 커피를 좋아하는 클라리넷 뮤지션이었다. 그는 커피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본인이 소유한 창고에서 각 종 커피를 로스팅하기 시작했고, 이러한 열정은 마침내 본인만의 커피숍을 열기에 이르렀다. 이렇게 조그맣게 시작한 블루 보틀은 훗날 전 세계에서 주목받는 커피 브랜드로 성장하게 된다. 현재 블루보틀 커피는 미국 전역, 일본, 한국 및 홍콩에 입점해 있을 정도로 글로벌한 브랜드가 되었다. 퀄리티 높은 장인 정신, 퀄리티 높은 커피 맛 그리고 깔끔한 인테리어가 이 브랜드를 구별하는 핵심 차별화 요소이다.
커피 한 잔에 일본을 담다
제임스 프리먼은 그만의 블루보틀 브랜드를 커피 한 잔에 어떻게 담아내려고 했을까? 그는 일본식 커피 문화의 특별함에서 이 브랜드의 정체성을 찾았다고 여러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특히 도쿄의 카페 바흐와 키사텐(일본식 전통 찻집)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예쁘고 평화로운 장소에서의 여유로운 커피 한 잔. 이 핵심적인 스토리텔링을 환경이 전혀 다른 미국 시장으로 가져오기 위해 그는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먼저 이러한 커피 한 잔의 특별함을 만들어내기 위해 일본식 특유의 장인 정신이 깃든다. 커피 빈의 퀄리티는 물론이고, 수제로 만들어내는 바리스타의 세심함, 그리고 심플하고 미니멀한 디자인까지 모든 것들이 블루보틀 브랜드 이미지를 일조하는 것에 기여했다.
심플하고 미니멀한 일본의 느낌을 담으려고 한 블루보틀의 인테리어
깔끔하게 진열된 각 종 인테리어 소품특히 키사텐에서 볼 수 있는 인테리어 및 공간, 그리고 소품 등에서 블루보틀의 그것과 비슷한 느낌의 디자인들이 많이 발견된다. 전체적으로 큰 창과 깔끔한 마감, 나무라는 편안한 느낌을 주는 소재, 과하지 않은 색감 그리고 심플한 데코레이션을 통해 주변 환경에 깔끔하게 녹아들고 싶어 하는 블루보틀만의 공간적 철학이 돋보인다.
물론 정작 블루보틀의 창립자가 영감을 얻게 도와준 일본의 전통적인 찻집 공간이 일본 본토에서는 점차 스타벅스와 같은 서양식 카페와의 경쟁에서 밀려 힘겹게 살아남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보면 참 비즈니스의 세계는 아이러니하기도 하다. 한국의 다방 문화도 비슷한 길을 걷고 있듯이. 문화적 트렌드는 번영과 쇠퇴를 반복하며, 언제든지 기존의 것에서부터 이러한 문화의 융합과 변화가 필요하다는 비즈니스의 격언을 상기시켜 준다고나 할까.
마무리하며
깔끔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녹여낸 블루보틀낯선 미국 땅에서 발견할 수 있는 일본식 커피 브랜드. 이미 듣기만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에게 특별한 느낌을 줄 수 있는 컨셉이다. 남들이 가기 힘든 길을 찾아내고 본인의 문화에 맞춘 새로운 컨셉을 선보인 프리먼의 실험적이고 혁신적인 자세도 돋보였지만, 이를 끝까지 고수하여 결국 일본과 한국으로 역수출한 노력도 돋보이는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을 닮은 미국 브랜드가 다시 일본으로 진출하다.> 가슴을 뛰게 하는 한 마디를 뒤로 하며 앞으로 블루보틀이 보여줄 미래를 기대해 본다.
세 줄 요약
1. 창립자의 열정을 시작으로 점차 성장한 브랜드
2. 타문화에서 영감을 얻어 본인의 문화에 완벽하게 녹여낸 브랜드
3. <심플>, <미니멀>, <퀄리티>라는 키워드를 전체적인 디자인에 반영한 브랜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