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떡의 비밀
얼마 전, 둘째 아이가 사랑의 눈빛으로 다가옵니다.
“엄마가 만들어준 호떡이 먹고 싶어요~~”
매년 이맘때쯤이면 한 번씩 만들어 주었는데 잊지 않고 달달한 호떡을 기억하네요. 아들의 말을 잊지 않고 어제 장을 보며 식료품 목록에 호떡 믹스를 추가했답니다. 마침 세일까지 하고 있어서 한 세트에 세 번 만들 수 있는 구성을 구매했어요.
오늘 만들어 보니 한 번에 호떡이 여섯 개나 나왔습니다. 사실 호떡 믹스 하나면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간단한 과정인데, 아이는 엄마가 만든 호떡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다고 기억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 아이가 어른이 되어서도 호떡에 대한 기억은 잊히지 않을 것 같아요.
대부분의 경우 어른이 되어서도 기억하는 추억의 음식이 있잖아요. 특히 엄마 손맛이 묻은 음식이요.
우리 둘째는 이 호떡이 엄마의 손맛이라고 착각을 하고 있지만, 대신 사랑만큼은 호떡 안에 듬뿍 넣었습니다 :-)
기본적인 준비를 마치고 반죽을 만지기 전, 반죽이 들러붙지 않도록 손에 식용유를 살짝 바릅니다. 반죽을 떼어 호떡 속이 될 설탕가루를 넣는 과정이 약간 번거롭긴 하네요. 그래도 아이가 원하는 음식을 맛있게 먹고 느낄 행복감을 생각하니 그 정도 수고는 문제가 되지 안않습니다.
게다가 밖에서 사 먹으면 하나에 천 원쯤 하는 호떡을 집에서 여섯 개나 만들어냈으니, 경제적으로도 만족스러웠어요. 앞으로 두 번 더 만들 수 있는 재료가 남아 있다는 걸 알게 된 둘째는 신난 목소리로 환호성을 질렀답니다.
생각해 보면, 호떡은 단순히 겨울철 간식을 넘어 역사를 가진 음식이에요. 조선 후기 중국에서 전래된 것이 지금의 한국식 호떡으로 변형되었다고 하죠. 원래는 짭짤한 속재료를 넣은 중국식 간식이었지만, 한국에서는 달콤한 설탕과 견과류를 채워 넣는 형태로 변했습니다. 특히 설탕과 밀가루가 대중화되면서 추운 날씨에 따뜻하게 즐길 수 있는 길거리 간식으로 자리 잡았어요.
요즘엔 씨앗 호떡이나 치즈, 고구마를 넣은 호떡 등 다양한 변형도 나오고 있지만, 저는 여전히 전통적인 설탕 호떡을 더 좋아해요. 아이에게 엄마표 호떡이 가장 맛있게 기억되는 것도 어쩌면 이 소박한 전통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