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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ne Oct 24. 2024

가을

머물러주오



젖은 머리로 온 가을은,

잠깐 반짝였다가

어느 길이의 꼬리로 지나갈까.

이번엔 아주 긴 꼬리였으면 좋겠네.




며칠 요란한 비가 내렸습니다.

학교에서 듣는 빗소리는 맛있는 음식이 지글거리는 소리같기도 합니다.

비가 내린 후에는 아침저녁으로 더 쌀쌀해진 것 같아요.

긴 여름이 지나고 찾아온 서늘함이 감사합니다.

오늘은 약간 두툼한 니트에 경량 조끼와 경량 점퍼를 걸쳤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학교는 산 가까이 지어져 다른 학교보다도 더 추워서요.

따뜻한 담요와 전자레인지에 데우는 핫팩을 준비합니다.

작은 노력으로 데워지는 서늘함이 좋습니다.

으슬한 몸을 이끌고 들어가는 따뜻한 이불속이 좋습니다.

가을의 나날을, 줄을 세워봅니다.

오늘은 푸르게 반짝이는 중간 즈음인 것 같네요.

가을이 조금 길게 머물러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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