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지하철을 타자마자 자리가 보여 냉큼 앉았다. 운수 좋은 날인가? 그보다는 지각인 것 같다. 지각인 듯 아닌 듯 약간 늦게 타면 자리가 많다는 것을 깨달으니 차라리 매일 이 시간에 타는 게 어떨지 잠시 생각해 본다.
폰을 보며 출근길은 또 어떻게 알차게 보낼지 생각하며 블로그도 구경하고, 브런치도 구경한다.
잠시 앞을 보고 멍을 때리니 모두 비슷한 각도로 폰을 들고 있는 게 보인다.
자리가 열 좌석, 자는 사람 두 명, 폰을 보는 사람 8명. 자는 사람 제외 다 폰을 보고 있다.
나도 보고 있고, 내 양 옆의 사람들도 보고 있다.
문득 스마트폰이 없었던 출근길은 어땠을지 궁금해진다.
책을 읽는 사람이 많았을까. 모두 자고 있었을까.
이제는 중독이라기보다 그냥 신체의 일부가 되어버린 폰.
너 없는 세상은 어땠을까.
이미 너를 알아버린 세상은 이전으로 돌아갈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