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몬스테라

사랑은 몬스테라처럼 피어나

by 주나함

펭귄 씨는 잘 웃는 사람이었다. 언제든 웃고 있는 사람.

늘 밝게 사람들을 맞이했고, 허리를 깊이 숙여 깍듯하게 인사했다.


모두가 좋아하는 그 웃음을, 나는 좋아하지 않았다.

어딘가 껍데기처럼 느껴졌고 그 안에 공허가 비쳤다.

“인정받고 싶어 하는 사람이야.” 나는 속으로 그렇게 정의했다.

‘사람은 함부로 정의내릴 수 없다.’

내가 하나의 신조처럼 붙들고 있던 문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해 겨울, 보조교사로 동생의 수련회를 따라갔다. 새해가 막 지난 때였다. 쌓인 눈 위로는 살포시 묘한 설렘이 내려앉아 있었다. 수련회를 마친 첫날 밤, 그는 모닥불 앞에 앉아 있었다. 손으로 몸을 짚고, 다리를 길게 뻗은 채. 나는 그 뒷모습을 보았다.


그때 처음으로 ‘펭귄 전도사’가 아닌, 그저 한 사람으로서의 ‘펭귄’을 보았다.

“아, 얼마나 고되고 힘들까.
앞으로 저 사람이 걸어갈 길에 곁에서 지켜주고 싶다.”

그런데 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을까.

그때 우리는 아무런 사이도 아니었다. 어떠한 접점도, 친밀감도 없었다. 그저 누군가의 뒷모습이 내 마음을 건드린 것이었다. 보려고 해서 본 것이 아니라, 마치 누군가에 이끌린 듯 자연스레 시선이 머문 것이었다.




사랑은 어쩌면 그 사람의 뒷모습을 보는 순간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결핍을 보고, 구멍을 보고, 공허를 마주하면서도 기꺼이 그 사람의 세계로 뛰어드는 것이다. 채워주고 싶은 마음으로, 채워줄 수 있으리라는 믿음으로. 이러한 희생은 언제나 능동적이다. 사랑이기 때문이다. 하나님 안에서 우리는 서로 마주보고, 포옹한다.

우리는 그렇게 몬스테라가 되어 앞으로도 수많은 잎을 피워낼 것이다.


p.s “언제나 있는 모습 그대로 바라봐주고 싶어. 보이지 않는 곳까지, 그대로의 너를 믿어주고 싶어.” 그렇게 보이지 않는 곳까지 믿어주려 할 때, 또 하나의 구멍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