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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쏘나 Aug 02. 2023

#4 걷는 것부터

2022년 11월 23일

  “쏘나야 일어나, 운동하러 가자~”     

눈을 뜨니, 여전히 어둠이 짙은 새벽이지만 벌써 6시가 넘었다. 최근에는 남편이 깨워주어야 겨우 일어난다. 남편은 매번 깨우면서도 “앞으로는 깨우지 않을 거야”라고 삐딱하게 말한다.       

‘하아~’ 입김을 내뿜자 뿌옇게 수증기가 되어 사라진다. 차가운 기온처럼 공원의 활기찬 분위기도 서서히 감소하고 있다. 호수를 감싸던 푸른 수풀은 갈대로 변해가며, 공원에서 운동하는 사람들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우리 부부는 달리기 대신 걷기 연습 중이다. ‘바르게 걸을 수 있어야 잘 달릴 수 있다’는 달리기 전문 코치님의 영상을 봤기 때문이다. 등과 허리를 곧게 편 상태로 유지하며 무릎과 발이 앞을 향해 십일자로 걸어야 하는데, 골반이 틀어져서 자꾸 팔자걸음으로 걷게 된다.     


  부상은 남편에게 먼저 찾아왔다. 잘못된 달리기 자세로 인해 무릎부터 통증이 시작되었고, 그 통증을 무시하며 보호대를 착용하고 매일 달렸더니, 발목까지 문제가 생겼다.      

그리고, 내 차례가 도래했다. 절뚝거리며 걷는 남편을 보며 나는 결코 무리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유리 같은 내 발목은 잠깐의 달리기조차도 견디기 힘들어했다. 통증은 끊임없이 계속되고, 달리면 발목이 마치 핫팩을 댄 것처럼 뜨겁게 느껴졌다.     


  내일은 발목이 불타오르지 않고, 신나게 달릴 수 있길 바라며 오늘은 걷는다.



남편의 한마디 - 그냥 빨리 신나게 달리고 싶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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