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걱정이 참 많았다. 해외에 놀러 가면 이런 일도 생길 수 있는 거고 저런 일도 생길 수 있는 거지라고 비판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나에겐 계획이 틀어진다는 것은 스트레스를 의미했었으며 그것은 무기력으로 이어지기에 신경을 안 쓸 수가 없었다.
일본인 노리가 우박과 비가 와서 관광을 더 할지 말지 "어떻게 할래?" 물어봤을 때 벌써 관광의 기분이 벌써 망가졌다는 우울감과 이 기분으로 관광을 계속하더라도 즐거울까?를 생각하며 불안감이라는 걱정이 점점 자라나기 시작했었다. 그때마다 ‘나는 놀러 온 거다’라는 생각을 지속적으로 상기시켰다. '지금 순간의 삶을 즐겨', '제발 지금을 즐겨' 그리고 입을 뗐었다.
"관광을 계속하는 게 어떨까요?"
사실 계속했던 관광은 좋은 게 하나도 없었다. 국립박물관에서 우리에게 문화재에 관해 설명해 준 가이드는 개별의 팁을 더 달라고 이야기했고 환전을 하지 못한 우리는 비싼 유로로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 두 번째, 세 번째 관광지는 비가 계속 와서 가지도 못했으며 마지막으로 일본인 노리가 가고 싶었던 토모카 카페는 가지 않고 본인이 아는 곳으로 데려갔었다. 은행에 데려다 달라고 이야기했더니 본인이 직접 환전해 주겠다며 본인에게 돈을, 달라고 하기도 했다.
토모카 카페를 마지막으로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관광 비용을 지불했었다. 그에게 50달러를 주며 10달러를 거슬러 달라고 이야기했을 당시에 그는 알았다며 비용을 먼저 달라고 했었다. 얼른 숙소로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인데 그는 차에서 내릴 때까지 잔돈을 거슬러 주지 않았었다. 그는 10달러는 본인의 팁이라며 주지 않겠다는 의사를 보여서 재촉하니 10달러가 없어서 주지 못한다고 말을 돌렸었다. 관광이 맘에 들었으면 기분 좋게 팁으로 줬을 테지만 국립박물관에 들어가는데 우리한테 대신 입장권 돈을 내라고 말하는 등 이미 기분이 상했기에 끝까지 말해서 받아냈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정말 기분이 상했었다.
호텔에 도착해 로비에서 일본인 노리가 이렇게 말했다.
"만약에 나 혼자 있었다면 하루종일 호텔 안에만 있었을 거야 관광을 할 수 있게 선택해 줘서 고마워"
그 소리를 듣자 그녀가 우리를 배려한 건지 진심에서 나온 소리인지 모르지만왜 이리 순간을 즐기지 못하는 건지 제발 걱정 좀 그만하자 다짐하는 순간이었다. 새로운 기분으로 샤워를 하고 누워있다 보니 벌써 저녁 시간이라 식사를 하고 호텔 앞 분수 광장 근처를 서성였었다.
Skylight 호텔은 웨딩홀을 같이 있는지 신부, 신랑과 친구들이 줄지어서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옆에 있던 현지인에게 물어보니까 결혼 전통 춤이라고 이야기하지만 과거와는 다르게 서구 문화와 융합하여 웨딩드레스나, 정장 등 전통 옷이 변형되었다고 투정 섞인 목소리도 들었다.
한국에 계속 있었으면 맨날 방구석에 있지 않았을까? 생각도 하면서 나 자신에게
"걱정 좀 그만해 덕분에 우연하게에티오피아 항공을 이용해서 아프리카 구경도 하고 즐거운 광경도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