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을 보내며~
과거라는 추억 속으로 2023년을 보낸다.
2023. 그 해는 돌이켜 보면 크고 작은 일로 희로애락이란 감정에 꽤 충실했던 해가 아니었나 싶다. 특히 분노라는 감정에 참으로 진심이었다. 지나고 나면 그럴 일이 아니었는데, 왜 그때 그 순간은 그래야만 했었는지 부끄럽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하다. 그래서 말인데 난 그저 '감정에 충실했을 뿐'이라고 살짝 핑계 지어 본다.
2024년을 맞이하며
한 해를 보내고 새 해를 맞이하는 길목에 서서 지난 감정과 지난 행위를 정리해 보려는데, 힘들기만 했을 것 같은 내게도 내려놓기도 싫고 내려놓을 수도 없는 것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순간 뭉클했다. 그것은 새해에도 함께하고 싶은 것으로 나에게는 '그 무엇'의 존재였다.
성가대원이 바로 그것이다.
성가대원이란 비중이 나에게 크다고 해서 성악을 하는 분들처럼 노래를 잘한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노래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그 순간이 너무 행복하기에 이렇다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찬양이라는 장르가 내겐 그러했다. 혼자 부르는 노래가 아닌 곡조 있는 기도가 되어 내 맘속 저 밑바닥에 있는 딱딱한 감정을 무르게 만들어 주었고, 신체조직과 기관들마저 유연하게 풀어주는 도구가 되어 나를 위로하고 지키기에 충분했다. 주일 성가대원으로 자리하여 올리는 한 곡의 성가는 나를 기분 좋은 긴장상태로 안내해 주었다. 혹여나 나로 인해 귀한 성가에 흠집이 생길까 두려워한 주 내내 연습 음원을 듣고 또 들었다. 한 박자 한 박자 들어가고 쉬는 타임을 놓치지 않으려고 때론 백번 넘게 듣고 또 들었다. 그러다 보니 성가를 부르는 순간엔 지휘자의 지휘만 보며 오롯이 가사에 집중할 수 있었기에 부르는 나에게는 더 큰 은혜로 다가왔다.
그렇게 찬양은..... 나의 '기도'였다. 긴장하며 준비한 한 곡의 성가를 주님께 올려드리고 나면 가끔은 휘청거릴 만큼 어지러울 때도 있었지만 나는 그래서 살아갈 수 있었다.
내가 살 수 있었던 건!
내가, 원래 이상한 건지 이상해 진 건지 어쨌든, 분노라는 감정이 나를 지배하고 억울함에 나의 화를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순간에 찬양은 나를 돌아보게 했고 나를 살게 했다. 찬양하면 웃을 수 있었고, 찬양했기에 은혜로 살아낸 것 같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 해를 맞이하는 순간에도 복잡 미묘한 감정의 순간에도 찬양은 나와 가장 긴 시간을 보내 주었고 나를 기댈 수 있게 기둥이 되어 주었다.
바람은...
할 수 있다면 2024년은 더 많이 찬양 속에 거하고 싶다. 나의 노래가 되고 나의 기도가 되어주는 찬양으로 나의 나 됨을 확인하고 싶다. 2023년에도 가장 으뜸이 찬양이었음을 자신 있게 고백하고 감사하며, 찬양 속에 머무르게 해 주신 은혜에 또한 감사를 드린다.
더불어 함께 찬양하고 함께 은혜 나눴던 지휘자님과 반주 자를 비롯해 오케스트라 및 (100명이 넘는) 대원들에게도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2023년 나와 동행하신 주님! 감사합니다
2023년 함께한 기드온 콰이어 감사합니다.
2024년도 잘 부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