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리그전을 준비하는 14살의 마음
10월 20일에 있을 체육대회 준비로 학교가 들썩들썩하다. ㄷ자형 건물 가운데 공간에는 인공잔디가 깔려 있는데, 8시도 되기 전부터 와글와글하다. 얘들아, 우리 등교 8시부터잖아...그 전에 오면 안 된다니까요...아무튼 이리저리 공이 날아다니는 모습을 처음 본 날 아침엔 내가 여태 술이 안 깬 줄 알았다.
이번 주부터 피구와 배구 예선이 시작했다. 우리반도 어제 아침 첫 예선을 치렀다. 이기겠다, 우승하면 뭐 해주실거냐, 자기들 이 만큼 연습하고 있다는 말 한 마디, 찰나의 말 한 마디도 없어서 체육대회에는 별 관심 없는 줄로만 알았다. 주전 선수들이 방과후는 물론, 이른 아침과 주말까지도 할애해 서브와 토스 연습을 해왔다는 걸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조용한 승부욕이 얼마나 대단한지 느꼈다. 이를 꽉 물고서는 연습에 매진하는 열정이 굉장히 뜨겁다.
지금 내 곁의 14살들은 최선을 다 하고 있다. 하필 초등학교 고학년일 때 코로나를 겪어서 제대로 체육대회를 해본 적 없는 사람들. 우리반은 주전은 물론 후보들까지도 경기 시작 전에 모두 모여 파란색 유니폼을 입었다. 반면 상대팀 자리는 경기 시작 직전까지도 꽤 비어 있었는데, 시간을 지키지 못한 반은 몰수패를 당하게 되어 있었다.
하지만 우리반은 경기 진행을 선택했다. 승패만 따졌더라면 하지 않았을 패를 골랐고, 연습한 보람으로 직접 승리를 따내고 싶어 했다. 질지도 모른다는 가능성 역시 알고 있었다. 다 알고도 감수한 선택이었다.
결과는 3:1로 졌다. 혼복 1팀을 제외하고는 전부 졌고, 진 팀은 모두 눈물을 뚝뚝 흘렸다. 작은 얼굴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보는데도 그저 귀엽고 대견했다. 최선을 다 한 사람만이 그런 눈물을 흘릴 수 있다는 것을 조금 더 산 어른인 나는 안다. 져버려서 마음이 아파도, 결과가 속상해도, 경기를 하기로 한 선택에는 후회가 없다고 했다. 노력한 시간이 헛된 것 같겠지만, 분명 그들의 용기는 더욱 자랐다.
앞으로도 이 아이들의 삶이 뜻처럼 될리만은 없다. 어떤 날에는 참 운이 좋다 싶다가도, 어쩜 이렇게 잔인한가 싶은 날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최선의 눈물을 흘릴 줄 아는 어른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그런 눈물을 흘릴 줄 아는 어른이면, 울 때는 울더라도 또 다시 일어날 수 있을 테니까. 그들이 적당히 지치고 몹시 즐거워하며 이 계절이 지나가기를. 그러고 나면 곧 첫눈이 올 것 같다.
7반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