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별통보를 받다.
나는 그와 2월 헤어졌다.
우리는 웨딩플래너를 통해 예식장을 예약했고, 플래너가 짜주는 시간표대로 움직이고 있는 예비 신랑신부였다. 종종 그는 나와의 약속을 어기기는 했지만 웨딩플래너와 결혼반지 업체와의 미팅이 잡힌 날 그가 잠수를 타리라 나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나는 곧 있을 발렌타인데이에 그에게 줄 초콜릿과 오랜만에 만나는 그에게 줄 선물과 편지도 준비했었다.
사귀는 동안도 2~3번 잠수를 탔던 그였기에 나는 그의 행동이 그리 놀랍지만은 않았고, 결혼식장에서 바람을 맞히지 않은게 다행이라며 혼자 위로했었다.
그리고 한 달 뒤 나는 나의 카톡을 읽지도 않는 사람에게 헤어진 이유나 알려달라고 그를 만나러 갔다.
"나는 아직 결혼할 마음의 준비가 안됐어."
그래 너는 지금 나와 헤어지고 싶고, 나에게 진짜 이유를 말해줄 수 없는 상황이구나.
"알겠어. 그냥 헤어지는 이유는 알고싶어 찾아왔어.
항상 건강하게 지내"
나는 두통이 심했던 그에게 필요한 약이 든 쇼핑백을 주고왔다. 차마 초콜릿과 편지는 주지못했다.
나의 소식을 들은 친구들은 그를 만나면 따귀나 때려주고 오라고 했지만 나는 그에게 내가 준비했던 선물을 주고왔다.
그것이 이 선물을 준비한 내 마음에 대한 예의라는 생각도 있었지만 나는 그가 여전히 건강하고 무탈했으면 하는 마음이 남아있었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그가 두고두고 나를 생각했을때 참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해 후회하게 만들고 싶은 복수심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