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성」 - 백석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를 읽었다옹

by 수상한호랑이

산턱 원두막은 뷔였나 불빛이 외롭다

헌겁 심지에 아즈까리 기름의 쪼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잠자리 조을든 무너진 성터

반딧불이 난다 혼들 같다

어데서 말 있는 듯이 크다란 산새 한 마리 어두운 골짜기로 난다


헐리다 남은 성문이

한울빛같이 훤하다

날이 밝으면 또 메기수염의 늙은이가 청배를 팔러 올 것이다




2025.6.13. 허물어진 성벽 사이로 오가는 바람과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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