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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준 David Kim Mar 03. 2024

[도성한담]  Sin City

6편(최종) :  메가 리조트 시대의 출현과 도약  1989 -  현재

20세기 중반에 이르러 라스 베가스 발전의 동력이 되었던 시대적 배경이 서서히 퇴장하고 새로운 세대와 세태가 형성되었습니다.  일부 정치세력과 결탁한 조직범죄단의 부정한 자금과 운영조직이 라스 베가스 호텔과 도박장 카지노 그리고 공연장을 장악하면서 어두운 시절도 있었지만 2차 세계대전의 세대들이 퇴장하고 새로운 세대가 라스 베가스 시장을 장악하자 서서히 저물기 시작했습니다.  


베이비 부머(Baby boomer)들이 경제적으로 부상하고 상업적이고 가족단위를 지향하는 운영방식이 도입되면서 라스 베가스 경제가 새로운 모습을 갖추기 시작한 것이지요. 대형기업의 자금과 금융자본이 호텔과 카지노 시장을 파고들고  범죄조직들이 소유하던 나이트클럽 등 유흥업도 점령하면서 투명성을 갖춘 기업경영방식이라는 일대 전환기를 맞이하였습니다.  이 전환기를 Mega Resort Era(메가 리조트 시대)라고 부릅니다. 


[지성]  라스 베가스의 모습을 새롭게 바꾸는 시대가 왔다는 말씀이신가요?

[해월]  그래, 지성아!  이제까지 보아왔던 초창기 호텔과 카지노의 경영방식도 바뀌고 외양 모습도 완전히 바뀌면서 새로운 시대가 창출된 것이지.  예전 라스 베가스 스트립의 모습이 완전히 현대판으로 바뀌는 거야.  


우선 라스 베가스 스트립(strip)의 위치가 바뀌기 시작한 거야.  예전의 스트립은  라스 베가스 시 다운타운 지역인 Fremont Street 일대였지만 이제는 Las Vegas Boulevard(라스 베가스 블로바드) 선상에서 라스 베가스 시가 끝나는 지점부터 남쪽으로 약 4.2마일 길이의 지역으로 바뀐 것이지.  쉽게 말하면 라스 베가스 블로바드 선상 북쪽으로 사하라 에비뉴(Sahara Avenue)에서 시작해서 남쪽 끝에 있는 맨더레이 베이 호텔(Mandalay Bay Hotel) 까지를 현재 스트립이라 부르고 있어.  엄격히 말해서 사하라 에비뉴 약간 북쪽에 350미터에 달하는 전망대를 자랑하고 있는 스트라토스휘어 호텔(Stratosphere Hotel.  현재는 The Strat Hotel & Casino & Tower라고 부름.)까지 포함하기는 하지.  



따라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라스 베가스 호텔들이 즐비하게 늘어선 라스 베가스 스트립은 정작 라스 베가스 시에 속하지 않아.  그들 호텔들은 클락 카운티에서 설립하고 운영하는 Paradise(파라다이스)와 Winchester(윈체스터)라는 비자치행정구역(Unincorporated town)에 속하지.  따라서 세금을 포함한 모든 수익은 클락 카운티로 들어가게 되어있어.


[지성]  네?!  라스 베가스 스트립이 라스 베가스 시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요?  정말이에요?

[해월]  하하하!  지성이가 나에게 정말이냐고 묻네!  


[지성]  아이고 죄송해요!  제 말씀은 …

[해월]  알아!  다들 이곳의 호텔과 카지노들이 라스 베가스라고 불리는 곳에 있으니까 라스 베가스 시에 속한다고 생각하고 있지.  그러나 행정구역상 라스 베가스 시와 관계가 없는 것은 사실이야.  1950년도에 당시 라스 베가스 시장이었던 어니 크레긴(Ernie Cragin)이 시로 편입하려고 시도했지만 카지노 주인들이 카운티에 항의 또는 방해공작을 벌여 이곳에 위에 말한 두 개의 독립된 비자치행정구역을 만들면서 분리했던 거야.  그 후로도 어떻게든 이들 호텔과 카지노를 시의 관할구역으로 끌어드리려고 애쓰고 있지만 클락 카운티에서 계속해서 이를 허용치 않고 있기 때문에 속수무책이지.  약간의 재정적 도움을 받을 뿐이야.


[지성]  라스 베가스 시의 시장이 정치력이 아주 강한 분이 되야겠네요.  엄청난 수입을 손해 보고 있는 것 아닌가요?

[해월]  그것은 우리가 어쩔 문제는 아니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아라!  어쨌든 스트립의 위치가 바뀌게 되고, 새로운 라스 베가스 모습의 시작이 된 것이 1989년 개장한 The Mirage Hotel(미라지 호텔)이야.  라스 베가스의 유명한 호텔개발업자 Steve Wynn(스티브 윈)이 Wall Street(월 스트릿.  뉴욕의 금융시장을 말함)를 통해 당시 6억 3천만 달러에 달하는 Junk Bond(정크 본드)를 판매하여 모은 자금으로 지은 호텔이야.  3,044개 객실과 창문을 모두 금색으로 틴팅하면서 호화스러운 새 호텔의 출현을 만방에 과시했지.    미라지 호텔을 시작으로 더 크고 더 호화롭게 장식된 호텔의 군락지로 변한 라스 베가스에 사람들은 환성을 지르기 시작했어.


[지성]  안 봐도 본듯해요.  사진에 줄지어 서있는 그 호텔들이 순서대로 들어섰겠죠?

[해월]  미라지호텔을 선두로 1990년에는 Rio(리오)와 Excalibur(엑쓰컬리버), 1993년에는 MGM Grand(엠지엠 그랜드), Treasure Island(트레져 아일랜드), Luxor(럭소), 1996년엔 Stratosphere Tower(스트라토스휘어 타워)와 Monte Carlo(몬티 칼로), 1997년에 New York-New York(뉴욕 뉴욕), 1998년에 Bellagio(벨라지오), 1999년에 Mandalay Bay(맨더레이 베이), Venetian(베네시언) 그리고 Paris(파리), 2000년에 Planet Hollywood(프레넷 할리웃.  전에 Aladdin이었음), 2001년에 Palms(팜스) 그리고 2005년에는 Steve Wynn 이 당시 사상 최고의 금액인 27억 달러를 들여 지은 2,716 객실의 Wynn Hotel(윈 호텔) 이 줄줄이 개장했지.  이 호텔은 Desert Inn(데저트 인) 호텔이 있던 자리를 윈이 사들여 지었는데 그는 또 바로 옆에다가 23억 달러를 들여 2,024개 객실을 가진 자매 호텔인 Encore(앙코어) 호텔을 2008년에 출범시켰어.

     Green Fee가 550달러인 Wynn Golf Course를 품고 있는 Wynn and Encore Resorts Las Vegas


[지성]  와!  아주 바쁘게 진행되었네요.  엄청난 자금들이 월스트릿을 통한 투자자들의 자금으로 동원되어 그렇게 많은 호텔을 짓게 된 것이겠지요?

[해월]  맞아!  경제대국답게 자금동원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거지.  그래도 문제가 아주 없었던 것은 아냐!  2007년 8월 세계경제를 침체의 소용돌이로 몰고 간 주택융자위기(mortgage crisis)를 알고 있지? Lehman Brothers(리만 브라더스)라는 투자관리 금융회사로부터 불거지기 시작한 sub-prime mortgage (서브프라임 모게지.  주택융자 대출 시 일반 안전규정을 무시한 채 묻지 마 식으로 마구 진행한 대출방식을 통칭함) 문제로 경제가 침체로 빠지면서 주택건설경기가 멈추고 취소되기도 하고 연기되면서 커다란 재정경제문제가 발생했잖아.  그렇게 되자 관광업계와 도박업계도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되었어.  많은 호텔들이 순손실을 보고하는 사태가 벌어졌지.  그러면서 2010년에 이르러서는 눈에 띄게 고객이 빠져나간 모습들을 보이는 곳이 많았지.


[지성]  리만 브라더스 사태는 저도 기억해요.  선생님도 그때 은행을 떠나셨잖아요?

[해월]  지성이가 기억하네!  맞아!  나는 그때 버지니아의 한 지역 은행에서 상업융자를 담당하고 있었는데 서브프라임 사태로 주택융자는 물론이고 상업용 부동산 융자도 모두 중단되었었지.  2010년 당시 은행에서 융자를 담당했던 직원들 대부분이 직장을 갈아타기 시작했고, 나도 조금 이르긴 했지만 긴 세월 공들인 은행업무를 Senior Loan Officer로서 Senior Vice President 직책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결심하게 되었어.  


[지성]  은퇴하실 때가 되었으니까 잘하신 거예요, 선생님!  그동안 많은 사람들을 도와주셨잖아요!

[해월]  직장에서 은퇴는 했어도 나의 인생이 은퇴한 건 아니니까.  책도 쓰고 글도 쓰고 열심히 살아가는 거지. 라스 베가스도 충격이 컸지만 발전을 중단한 것은 아니었어.    2007년에 Palazzo Hotel(팔라조 호텔)이 개장하고, 2008년에는 위에서 말한 Encore가, 2009년에는 CityCenter (이것은 Mandarin Oriental/ Waldorf-Astoria, Vdara, Aria 그리고 Shopping Crystals를 모두 합한 것임)가, 2010년에 The Cosmopolitan(코스모폴리탄)이, 2014년에 The Linq(링크)가, 2020년에 Circa Resort & Casino(써카 리조트 앤 카지노)가, 그리고 최근 2021년에는 3개의 힐턴 호텔을 한 곳에 모아 모두 43억 달러를 들여 3,506개 객실을 가진 엄청난 규모의 Resort World Las Vegas(리조트 월드 라스 베가스)가 각각 개장한 것 알지?


                                     2021년 개장한 Resort World Las Vegas의 웅장한 자태


[지성]  정말 끝없이 확장해 나오고 있었네요!  

[해월]  물론 사업을 확장하고 수입을 늘리려는 경제활동의 결과이겠지만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얘기지.   2007년 경기침체로 가장 타격을 받은 분야가 주택분야였고, 라스 베가스의 주택가격이 거의 50% 가깝게 떨어졌었어.  그랬는데 2012-13년에 이르러 주택경기가 회복되고 새 집 건축이 19개월 동안 연속 증가하는 호황을 가져왔어.  1백만 달러가 넘는 새 주택(2023년 말 현재 미국의 중간주택가격이 약 40만 달러인 관계로 1백만 달러 주택은 저택으로 볼 수 있음)이 늘어나고 커스텀주택의 수가 늘어났지.  전국적으로 여행객들도 늘고 객실가격도 상승하는 등 라스 베가스를 위해서는 바람직한 경제동향이 진행되었다고 봐.  


[지성]  7전 8기 오뚝이처럼 살아나는 라스 베가스네요.

[해월]  그러나 어려운 상황이 또 출현하는 싸이클이 왔는지 2017년 10월 1일에  60여 명이 사망하고 800여 명이 부상당하는 대형 총격사건이 벌어지면서 찬물을 끼얹게 돼.   일인 총격사건으로 미국 내에서는 가장 큰 사건이었던 ‘1October’ (원악토버)라 불리는 이 사건은 인근 공터에서 벌어진 축제에 참석한 사람들을 상대로 Mandalay Hotel(맨더레이 호텔) 고층의 한 객실 창문에서 범인이 무차별 총격을 가한 사건으로 한동안 라스 베가스 모두를 침울하게 만들었지.  이어서  2019년 12월에는 라스 베가스 시 다운타운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불이나 6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잖아.  


[지성]  10년마다 일어난다는 업다운이 또 벌어지는 거예요?

[해월]  꼭 주기가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이 같은 사건은 관광객들의 소비가 주 소득원인 라스 베가스 같은 리조트타운으로서는 반가울 수가 없는 일이지.  그런데 하늘이 무너지는 것과 같은 일이 또 벌어질 줄 누가 알았을까?  소리소문 없이 코로나 바이러스(Corona Virus)가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를 덮치면서 그야말로 관광업계는 융단폭격을 맞은 격이 되었잖아.  2019년 겨울에 발생해서 COVID-19(코비드 나인틴)이라는 이름까지 얻은 이 역병으로 전 세계에서 약 3백만 명이 목숨을 잃게 되는 아픔을 겪게 되었지.  이듬해 3월에는 라스 베가스 스트립의 거의 모든 사업체가 문을 닫고 모든 일꾼들이 직장을 잃으면서 자가격리로 들어가는 등 한마디로 죽은 도시가 되어버렸지.


[지성]  맞아요, 선생님!  그때는 정말 미래가 보이지 않는 두려운 세상이었어요!  무기력한 생활을 너무 오랫동안 지속했잖아요!  집속에 꼼짝 않고 있으려니 너무 답답해서 죽는 줄 알았어요!

[해월]  모두에게 너무 힘든 시간이었어!  클락 카운티에서 얼굴마스크 의무착용을 해제하고 업소들의 영업을 크게 확장하는 데까지 자그마치 1년 3개월이나 걸렸으니 말이야.  지금 돌이켜보면 그 어려운 시기에 나는 라스 베가스 한인회의 25대 회장직을 맡으면서 누구에게도 말 못 한 고민스러운 시간을 보냈지.  


[지성]  맞아요, 선생님.  코비드 나인틴 때문에 모임을 가질 수 없는 상황에서 한인들의 건강을 챙겨주시고 주류사회와 한인사회를 연결하시느라 애쓰신 것 많은 사람들이 잘 알고 있어요.  매주 이메일로 '한인회 뉴스레터'를 만들어 보내시면서 주위에서 벌어지고 있는 소식들을 상세히 알려주셨지요.  적지 않은 한인들이 선생님께서 보내주시는 이메일 뉴스레터를 보고 코비드 나인틴 상황을 알고 백신접종, 변종발생 등 동향을 알았다고 해요.

[해월]  매일 일어나는 알수없는 일들이 많은데 갑갑해 하는 한인들을 생각하면 내가 답답해서 견딜수가 없었어.  그나마 이메일을 통해서라도 소식을 전할 수 있어서 참으로 다행이었지.  


[지성]  한인들 뿐만아니라 타민족들도 비록 한글을 몰라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었지만 한인회에서 보내는 뉴스레터를 보면서 어느정도 한인사회가 움직이는 모습을 보았다고 해요.  그리고 선생님은 그 어려운 시기에도 삼일절, 광복절 그리고 한글날을 라스 베가스에 널리 알리신 분이잖아요.  그 소식은 널리 퍼진 자랑감이지요.

[해월]  그래?  자주 만날 수는 없었지만 한인들의 자부심인 광복절과 특히 한글날을 미국 주류사회에 알리면서 한인의 존재감을 한껏 자랑했었지.  2021년 수백 명이 마스크를 쓴 채 라스 베가스 시내 한복판에 있는 안산자매시공원(Ansan Sister City Park.  라스 베가스시와 경기도 안산시가 자매결연을 맺으면서 1999년도에 헌정된 도시공원임)에서 광복절 기념행사와 한글날 훼스티발을 미국 주정부, 카운티정부 그리고 시정부 사람들과 주위 타민족 대표들과 함께 축하했던 기억은 영원히 잊지 못할 기념비적 추억이 될 거야.  여기에 사진 몇 장을 올려 그날을 돼 담아 보자!

    화씨 100도에 육박하는 더위속에 2021년 광복절 기념을 참관하기 위해 공원에 모인 한인과 외국인 모습 


2021년 10월 9일 한글날 기념 축제에 참석한 연방의회, 주정부, 카운티정부, 시정부 의원 및 관계자들


                한글날 기념 축제에 참석하여 4개국 우정 축하공연을 관람하는 참석자들의 모습


코로나 바이러스가 가져온 인류적 재앙이었지만 한인만이 갖는 은근과 끈기의 기개를 이길 수는 없었지.  미국이 갖는 역사적 독립기념일이 있듯이 우리에게도 압박에서 해방되는 뜻깊은 독립해방일이 있음을 알리고 싶었어.  그리고 한인만이 갖는 한인으로서의 자부심, 우리의 한글을 세계만방에 알리고 싶었고 최소한 내가 몸담고 있는 네바다주 그리고 라스 베가스 시의 한인 이외의 사람들에게도 심어주고 싶었지.  그래서 그들로부터 8월 15일을 한국의 독립일로 선언케 만들고, 10월 9일 한글날을 'Hangul Day'로 선포하게 만들었지.  지금 생각해도 이 선언문을 받았던 그 순간이 가장 보람된 날이었던 것 같아!

   

     라스 베가스 시 정부가 2021년 8월 15일을 "Korean Independence Day"로 선포하는 선포장


              2022년 8월 15일을 대한민국의 독립기념일로 선포하는 네바다주 의회의 선언장


2021년 10월 9일을 라스 베가스 시의 "Hangul Day"로 선포하는 시 선포장


2021년 10월 9일을 네바다주 "한글날"로 선포하는 스티브 시솔락 주지사 선포장


[지성]  와!  한인회장으로서 한국과 한인들을 미 주류사회에 알리시고 타민족과의 대화를 시작하신 회장님, 아니 선생님의 노고가 많으셨지요.  제가 아는 정부에서 일하는 필리핀분 한분이 선생님을 단체모임에서 보고 한인사회단체의 단체장이 여러 소수민족모임에 참석하는 것을 처음 봤다고 했었요.  한인들을 대변하여 주류사회와 타민족과 대화하고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는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솔선하여 보여주셨었지요.

[해월]  그랬었지.  그것이 내가 미국에서 40년 넘게 살면서 꼭 하고 싶었던 일이었어.  한글을 타민족에게 알려야 겠다는 신념은 아직도 변하지 않았지.  그래서 카운티정부에서 운영하는 커뮤니티 센터에가서 한글교실을 개설하고 주위 외국인들에게 한글을 가르쳤잖아.  정말 기분 좋더라!

그런데 이번에는 저 멀리 동유럽에 있는 유크레인(Ukraine)을 러시아가 침공하는 사태가 발생해서 그곳에 사는 많은 동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 또 들렸왔지. 현지 대사관을 통해 유크레인의 수도 크이브(Kyiv.  키이후라고도 함)에 있는 한인회를 찾았지.  다행히 고려인협회 회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고르 김(Igor Kim) 회장님과 통화하고 그곳에서 생사를 넘나드는 동포들을 돕기 위해 적은 힘이지만 성금모금행사를 두 번 열어 5,000 달러를 마련해서 보내드릴 수 있었어.  김 이고르회장으로부터 성금 잘 받아 그곳에 계시는 한인들에게 물품을 구입해 나누어주셨다는 감사편지와 사진들도 받았었지.


              2022년 4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진행한 동포 돕기 캠페인 모습.  맨 오른쪽이 저자임.

[지성]  전쟁터에서 시달리는 동포를 돕는다는 마음을 십시일반 나눌 수 있다는 것은 참 마음이 뭉클해져요.  금액의 다소를 떠나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동포들끼리 도울 수 있어서 다행이었어요.  전쟁이 빨리 끝났으면 좋을 텐데요.

[해월]  지나고 보니 그때 그 행사들이 매우 뜻깊고 영원히 간직할 인생의 커다란 기쁨이 되었어.  어려움 속에서 추진이 되었던 만큼 더 그런 것 같아.  서로 대화하고 나누면서 네바다의 스티브 시솔락(Steve Sisolak)주지사께서 공로장을 보내주셨고, 안산시 이민근 시장님께서도 공로패를 보내주시는 등 많은 정부기관에서 공로장을 보내주셨어.  어려움을 잘 이겨낸 한인들에 대한 격려의 말씀이라고 생각해.  



[지성]  2년간 한인사회를 이끌어 오시면서 한인은 물론 주류사회와 타민족과의 유대를 강화하시느라 애쓰시는 모습을 가깝게 뵐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다시한번 수고 많이하셨습니다!

[해월]  고맙다!  나도 네가 내 곁에서 이런 저런일 많이 도와줘서 늘 고마웠다.  너도 수고 많이했어!

그나저나 코비드 나인틴이 가져온 엄청난 피해를 입은 라스 베가스가 다시 살아나리라고는 아무도 쉽게 장담할 수 없었는데, 우리는 지금 이 도시가 년간 4천3백만 명이라는 관광객이 다시 찾을 만큼 돼 살아 난 모습을 보고 있어.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소비자가전제품전시회)도 살아났고, 운동경기도 살아나서 Raiders(레이더스)라는 캘리포니아 오클랜드(Oakland) 프로축구팀도 이곳으로 이전해 자체 내 Allegiant Stadium(얼리전트 스테디엄)도 지었잖아.  2020년의 일이니 벌써 4년이란 세월이 흘렀구나.


          NFL Raiders Las Vegas팀 홈구장 Allegiant Stadium의 전경.  최대 71,835명 수용가능함.


[지성]  그뿐 아녜요, 선생님!  2023년 12월에는 3,644개 객실을 자랑하는 36억 달러짜리 메가 호텔 Fontainebleau(훤튼브류)가 개장했잖아요?  라스 베가스의 자랑, 프로아이스하키팀 ‘Vegas Golden Knight’(베가스 골든 나잇)은 2023년  시즌에 우승해서 ‘Stanley Cup’을 안는 바람에 온 세상이 난리였어요.  이제 프로야구팀 ‘Athletics’(에스레틱스.  줄여서 A's 에이스라고 함)도 라스 베가스로 이전할 계획이래요!  여자 프로농구팀 ‘Ace’가 승전고를 매일 울리고 있는데, NBA에서 남자프로팀을 라스 베가스로 이전하는데 찬성했다고 하니 라스 베가스가 프로스포츠의  메카로 자리 잡을 거래요!  그리고 아시죠?  2023년 11월 18일에는 라스 베가스 최초로 화려한 자동차 경주의 대명사 “Formula 1 Las Vegas Grand Prix” (훠뮬라 원 라스 베가스 그랑 프리)가 개최되었고, 2024년 2월 11일에는 American Football 경기의 대미인 “Super Bowl” (수퍼 볼) 58번째 경기가 우리 Raiders 팀 구장 Allegiant Stadium에서 라스 베가스로선 최초로 화려하게 개최되었잖아요.


58(LVIII) 회 수퍼 볼이 개최된 라스 베가스 레이더스 팀 홈구장

[해월]  맞아!  이제 라스 베가스는 지난 어려움들을 다 이겨내 가며 새로운 도약을 기약하고 있지.  네 말처럼 운동선수들의 힘찬 움직임으로 활기가 넘치는 라스 베가스로 변하고 있어.  도박의 도시, 범죄의 도시, 마약 및 매춘의 도시라는 불명예를 말끔히 씻고 가족단위의 오락과 연예 그리고 문화도 한껏 즐길 수 있는 도시로 탈바꿈했지.  인구가 매달 5,000명씩이나 늘어나면서 주택도 많이 들어서고, 할리우드 영화사들도 이곳으로 이전할 계획이라 하지.  로스 앤젤레스 인근 Victorville(빅터빌)에서 출발하는 고속철로까지 깔리게 되면 더욱 생동감이 넘치게 될 거야.   일 년 열두 달 계속해서 열리고 있는 컨밴션에 참석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새롭게 개장할 두 번째 공항을 통해 들어오는 날을 상상해 보면 라스 베가스의 밝은 미래를 확신할 수 있어.  


메러화나(marijuana.  대마초)가 합법화되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이에 더하여 여러 흉악범죄가 덩달아 설치고 범죄인들도 이곳저곳에서 몰려들 수 있는 어려운 숙제는 끝이 없게 생기겠지.  그러나 우리는 굴하지 않고 미래를 향해 항상 도전하는 라스 베가스를 힘차게 응원해 보자.  이제는 그동안 라스 베가스를 먹구름 휘몰아치듯이 어둡게 만들었던 Sin City라는 오명을 벗어 버리고 온 가족이 해맑은 얼굴로 활보할 수 있는 도시로 다시 태어나기를 응원해 보자.  맑고 커다란 하늘아래 화산 없고 지진 없고 모기 없고 습기 없는 곳에서…


***  그동안 도성한담의"Sin City"를 애독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라스 베가스라는 별종 도시의 모습을 나름 그려보았습니다.  이곳에 살고는 있지만 도심에서 벌어지는 일하고는 별도의 삶을 살고 있어서인지 내부삶을 상세히 그리지는 않았습니다.  일부는 별로 즐거운 모습도 아닐 것 같고요.  실제로 많은 한인들이 그곳의 어두운 삶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24시간 엉킨 삶을 영위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 듣고 있습니다.  그러나 라스 베가스가 갖고 있는 다른 모습에서 얼마든지 별종의 도시를 즐길 수 있습니다.  방문하시게 되는 날 카지노에서 보내는 시간은 최소한으로 하시고, 기왕 참여하신다면 적당히 그리고 꼭 따서 돌아가시기 바랍니다.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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