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반짝였다.
버림받기 싫었다. 누군가에게 아니 누구에게나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반짝였다. 반짝이고 나니 난 철없고 장난치는 사람이 되었다. 그래서 가벼워 보였다 아니 가볍게 보였다. 인생사 난 유일하게 결핍이 없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아 내가 가장 필요로 하는구나. 내가 결핍 덩어리구나 생각했다. 그것도 작은 눈덩이가 구르고 굴러서 만들어진 큰 눈 덩어리.
날 알기 전까지 난 내가 아우구스투스인 줄 알았다. 날 자세히 돌아보니 난 그저 항상 장난을 받아주고 웃어주는 피에로였다. 그때부턴 피에로가 슬퍼 보였다. 방긋 웃고 있는 피에로는 자신의 생각과 달리 행동하는 몸에 버거워 보였다. 근데 정작 나도 그렇다. 누가 어떤 행동을 하던지 남을 웃기기 위해 행동이 자연스럽게 나갔다. 나에 대한 이질감을 느꼈고, 역겨웠다.
아무리 슬픈 일이 있어도 눈물이 흐르지 않았다. 감정이 점점 무뎌져 슬픈 일이 있어도 웃음이 먼저 나왔다. 이 가면은 언제 벗을 수 있을까. 솔직해지면 벗을 수 있을까? 근데 막상 벗기가 두려웠다. 주변 인기에 치여 살던 내가 고요한 공실에서 혼자 버틴다는 것이 두려웠다. 결국 난 내가 혼자 있는 게 두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