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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밍풀 Jul 30. 2024

미국에서 내 집 마련 후 1년 동안 변화된 것들은?

2024년 7월 24일의 기록

2023년 7월 24일.


딱 1년 전, 미국에서 내 집 마련을 했다.


블로그에 기록을 남긴 덕분에 웬만한 기념일의 디데이 카운트 다운도 안 하는 내가 딱 이 날만큼은 하루를 지나지 않고 지난 1년을 회고할 수 있게 됐다.





'내 집 마련'은 대학 졸업 후 어떤 경제적 도움 없이 미국에서 혼자 생활비부터 모든 것을 감당하면서 제일 간절해진 항목 중 하나였다. 직장생활 2년으로 종잣돈 1억을 모은 다음, 시기적절하게 내 예산에 맞는 아파트를 찾게 되었다. 0에서 시작해 내 집을 마련했던 1년 전, 현재 직장에서 오퍼를 받았을 때와 비슷한 감정이 오고 갔다. 처음 아파트를 보러 왔을 때부터 마음에 들었던 이 집에서의 1년이 기대가 되었다.



그로부터 1년 뒤, 변화된 것들은 뭐가 있을까.





1. 제일 큰 변화는 심리적인 것이다.



정확히는 내 집이 주는 '안정감'과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미국 생활 7년 동안 현재 집을 포함해 총 8번의 이사를 했다. 당장 수입을 늘릴 수 없을 때 지출을 아낄 수 있는 항목은 렌트비였다. 그래서 학부 때는 트리플 룸에서 룸메이트 2명과 지내는 것부터, 이후 직장인이 되고 나서도 비싼 렌트비로 인해 방 2개 화장실 2개인 곳에 2명의 룸메이트들과 거실에 구역을 나눠 지내기 등 최대한 지출을 줄이려 노력했다. 중간중간 비교적 저렴한 스튜디오를 구해 6개월, 1년 단위로 살기도 했지만 집 계약 기간이 끝날 때마다 무조건적으로 올라가는 렌트비는 내 결정권 밖의 문제였다. 그래서 매년 렌트비가 더 저렴한 곳을 찾으러 다녔는데 이제는 그런 것에 고민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생전 처음 (내 기준) 거액의 돈을 투자해 보면서, 어떤 부분에서 멘탈이 취약한지와 앞으로 더 큰 의사결정(decision making)을 위해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한지 알게 됐다.




2. 안정적인 생활과 식습관


군것질을 아예 안 하진 않지만 예전보다 빈도수와 양은 확실히 줄었다. 그리고 아파트 내 24시간 gym과 수영장이 있어서 언제든 운동할 수 있는 것이 재택으로 근무하는 환경 속에서도 생활 패턴의 균형을 유지해 준다. 일이 늦게 끝나도 더 이상 늦은 시각에 운동하러 가는 것을 염려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 제일 만족스럽고 감사하다.




3. 이전보다 풀어진 소비 패턴


| 가구  


이전에 렌트하며 살 때는 가구는 침대 매트리스, 프레임, 식기류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것들을 중고로 구매했다. 뿐만 아니라 언제나 이사를 갈 수 있다는 걸 염두에 두고 최소한의 것들로만 집을 채웠다. 그러나 1년 전 내 집 마련을 하고 내돈내산 한 구매품들이 꽤 생겼다.


1. Marshall 마샬 스피커
2. 다이슨 에어랩
3. 로봇 청소기 & 무선 청소기
4. 고양이 리터 박스
5. 책장
6. TEMU에서 자잘 자잘하게 구매한 식기류

등등


처음 집 이사하면 이것보다 더 많이 들겠지만 나름(?) 짠순이여서 그런지 이런 것들도 내 기준 꽤 큰 지출이었다. 여담으로 J 덕분에 우리 집에 통기타와 일렉 기타에 엠플까지 마련되었다.



| 책


코딩 관련 책부터 소설까지 드디어 종이책을 구매했다. 종이책으로 읽는 질감이 좋아서 내 집 마련했을 때 제일 하고 싶었던 것들 중 하나였다. 그러나 밀리의 서재에서 읽는 게 습관이 돼서 생각보다(?) 종이책을 자주 구매하진 않는다.




| 나와 주변 사람들에게 소소한(?) 사치  


안정감 때문인지, 돈을 절약하는 면이 살짝 풀어졌다. 예를 들면 일의 효율성을 위해 커피 한 잔을 테이크 아웃하기, J와 주변 사람들에게 축하할 일들이 있으면 선물을 사 준다거나(J가 원하는 마샬 스피커, 메타 AI 선글라스 등) 간단하게 기프트 카드를 걱정 없이 결제하기, 부모님과 가족들에게 더 많은 용돈(?) 드리기 등등.


이전에는 매일매일 어디에 얼마나 썼는지를 셈하면서 스스로를 많이 쪼이고 괴롭혔는데 이제 그 정도로는 안 한다.





미국에서 내 집을 마련하며 의외로 달라지지 않은 부분들도 있다.



1. 중고 물품 구매


현재 집을 매수할 때 집주인 분이 소파, 침대 패트리스, 침대 프레임, 책상 등 가장 돈이 많이 드는 가구들을 무료로 넘기고 가셨다. 그래서 이 부분에서 지출을 아꼈는데, 이후에도  신발장, 노트북 스탠드 등 여전히 필요한 건 중고 물품을 구매 중이다.




2. 인테리어 감각


내 집 마련하면 집 이쁘게 꾸밀 거라고 야심 차게 말했는데 말이죠, 처음 집 들어온 상태에서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 있는 상태에서 이쁘게 꾸미는 분들도 충분히 많을 텐데 나는 아무리 이 각도 저 각도 고민해 봐도 더 지출만 커질 것 같고 도저히 감이 안 잡힌다. 일단 인테리어를 하려면 무료로 받은 소파나 책상부터 다 바꾸고 싶은데 그러면 결국 또 지갑을 열어야 된다. 아직은 대출 갚는 게 제일 큰 우선순위다.






 처음 내 집 마련 후 다음 스텝으로 정한 건 '미국 건물주'에 '월세 받는 집주인'이 목표였다. 그러나 건물을 사는 건 종잣돈을 꽤나 더 모아야 되고, '그렇게 돈을 모을 시간 동안 차라리 주식을 장기보유 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돈에 대한 관점도 많이 달라졌다. 세상의 많은 부분이 돈으로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부자들이 여유로운 건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그 '돈으로 해결된다'라는 생각 때문에 역으로 더 인내심이 없어지거나 자만이 생기는 경우도 적잖이 봤다. 결국 모든 건 각자 저마다 어떻게 행동하고 결정하느냐에 따라 달려있는 것 같다.



그러니 앞으로 스스로 더 훈련해야 할 부분은


1) 인내심

2) 어느 상황에서든지 침착함 유지


그리고 비교적 상반된 것 같지만


3) 이미 지금 허락해 주신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마음가짐과 함께 그럼에도 언제나 목표는 높이 가지는 것.



이 모든 것들을 인생의 퀘스트 달성처럼 즐겁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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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runch.co.kr/brunchbook/myhomein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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