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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린이 Aug 28. 2023

학창시절

세월을 묵묵히 견딘 고성의 종탑이

일요일을 장식하는 묵직한 울림의 종소리가

그리고 8월의 바람이 훑는 고목의 잎사귀가

나를 기억할까


수많은 발자국의 메아리만 남은 높은 돌계단

셀 수 없는 고민과 열정으로 얼룩진 낡은 나무 책상에

나의 자취가 남아있을까


쇳내가  열쇠를 들이밀면

마지못해 불평하며 열리는 묵직한 나무문과

수백 년 머금은 아침 햇살빛 성벽에 쌓인

평화로운 적막에

나의 손자욱도 어딘가 묻어있을까


나에게 매일이었던 너는

어느새 내 것이 아닌 아련함이고

영원한 너에게 나는

지나가는 이 여름만큼 찰나의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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