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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롤로 Dec 09. 2020

겨울이든 여름이든 상관없어

유럽 여행 겨울이든 겨울이든 상관없다, 본질은 변하지 않으니까!

겨울 유럽여행, 추웠다. 날도 흐리고, 사진도 예쁘게 나오지 않고, 역시 여행은 여름이라고 여실히 증명해줬던 여행.


역시 여행은 여름이라고 다니는 내내 되뇌었다. 흐린 건 어쩔 수 없고, 날이 추워서 오래 돌아다니지 못하고 숙소로 일찍 돌아와 몸을 녹이고 확실히 바깥 활동은 제한적이었다. 추워서 밖에서 뭘 먹지도 못하고,



 프랑스 파리 (c) 2016  쓰오 All rights reserved



이탈리아 베네치아 
이탈리아 로마 타짜도르 에스프레소 (c) 2016  쓰오 All rights reserved


그런데 말이다, 겨울이어서 느낄 수 있었던 것들이 분명 있다. 

겨울이어서 느낄 수 있는 유럽 도시의 감성들.


호호 불어가며 한 모금씩 마셨던 뱅쇼의 따뜻함, 우유 거품 위에 설탕 솔솔 뿌려가며 마셨던 카푸치노 한 잔, 역시나 설탕 넣고 휘휘 저어 마셨던 에스프레소.


추운 도시를 밝히는 따듯한 조명들, 곧 크리스마스를 맞이할 생각에 들뜬 유럽 사람들의 모습, 추운 날씨 목도리와 장갑을 끼고 옷을 여미는 유럽 사람들, 빠른 걸음을 재촉하는 유럽의 날씨, 어른들의 마음도 설레게 하는 크리스마스 마켓들. 

 

그런가 하면 여름의 유럽은 우리나라처럼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물 마시듯 먹지 않는 곳,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절했는데 말이다. 그나마 찾아간 스타벅스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그 마저도 얼음이 금세 녹아 없어졌다. 아이스 아메리카노에 빨대를 휘휘 저었을 때 얼음 부딪히는 소리, 그 소리 들을 새 없이 말이다.  


여름의 파리에 가기 전, 꼭 하고 싶었던 것이 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마시며 마카롱 먹는 것! 한국 어느 카페를 가도 구할 수 있는 (심지어 겨울에도 쉽게 먹을 수 있는) 그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구하는 건 쉽지 않았다. 마카롱만 먹자니... 날이 더워서 입이 텁텁해서 넘어가질 않았다. 





사실 여행하는 계절이 언제든 상관없이 '여행'이라는 자체만으로도 어느 계절이든 설레기 마련이다. 여름에 왔다면, 겨울은 어떤 모습일까 하는 상상, 겨울에 왔다면 여름은 어떤 모습일까 하는 상상.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한 상상이다. 


그곳이 겨울이라고, 여름이라고 해서 본질은 달라지지 않는다.

'그곳'이 어디든 '그곳'이니깐, 그곳이 파리라면 파리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으니까. 



포르투갈 포르투 (c) 2020  쓰오 All rights reserved


영국 런던 




그런데 지금은 '유럽은 겨울이 좋다, 여름이 좋다'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사치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하늘길이 막힌 지금, 그저 마음만 먹으면 어디든 갈 수 있었던 시절이 그리울 따름이다. 언젠가 다시 또 그날이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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