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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로까 Nov 27. 2016

빈곤 속 풍요

할아버지, 할머니, 엄마, 아빠가 회상하는 시대가 이런 모습이었을까. 


물은 마을 중앙에 하나 있는 우물에서 퍼다 쓰고, 

볼일은 뒷간에서 해결하고, 

옥수수죽만으로도 고픈배를 채우며 사는 곳. 


TV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진흙으로 쿠키를 만들어 먹거나 오염된 강물을 동물들과 나눠 마시고 길거리엔 병든 아이들이 쓰러져 있을 정도로 심각하게 가난하지는 않지만(Extreme Poverty),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무와 짚을 엮어 만든 집에서 살며 장작을 피워 음식을 만들고 볼일을 본 후에는나뭇잎 등으로 뒷처리를 하고 있는 상황(Moderate Poverty).


제대로 닦지 않은 손 그대로 밥을 먹고, 뿌연 우물물을 끓이지 않고 마셔 배탈이 나는데도 왜 그런지 모르고 병원을 찾는 사람들. 


날풀은 염소나 뜯어먹는 거라는 생각으로 텃밭에 길러놓은 상추를 돌보지 않는 할머니. 


2009년에는 하루도 비가 내리지 않았을 정도로 기후변화의 영향을 크게 받아 물부족이 심각한 곳이지만 집에 방문한 손님에겐 마실물과 먹을걸 내주고, 물을 길러 가면 펌프질과 물통 옮기는걸 기꺼이 대신 해주는 사람들. 


초등학교엔 지리수업시간이 없다고 하니 세계지도를 본적이 없는 아이는 옆집에 사는 외국인이 한국에서 왔건 브라질에서 왔건 그저 Azungu(백인)일뿐. 


우리가 그들보다 삶을 좀 더 편리하게 해주는 것들을 많이 가졌다고 해서 그런 삶의 방식을 강요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내가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그들이 아프지 않고 보다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그 동안 그들이 몰랐던 것들을 보여주고 상황을 개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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