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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프라우 Aug 14. 2023

한녀 죽여.. 한남 죽여.. 성(性)에 숨은 이름들

이슈체크-06

 최근 신림역과 서현역에서 벌어진 묻지마 칼부림 사건으로 온 나라가 들썩였는데요. 두 사건으로 인해 일면식도 없는 사람에게 피해를 당한 많은 사상자가 나와 큰 안타까움과 두려움을 야기했습니다. 법의 허점과 교육 체계의 붕괴, SNS를 비롯한 온라인 공간 내 무분별한 정보 교환, 그릇된 콘텐츠 및 미디어의 확산, 그리고 정치와 문화의 수동성 등 다양한 사회 문제와 현상들이 얽히고설켜 벌어진 안타까운 참사이자 사회 수준을 낙후시키는 최악의 인재였습니다. 원한이나 금품을 노린 명확한 목적성 범죄가 아닌 그저 내면의 감정을 표출하고 세간의 관심을 받고자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을 게임하듯 죽이고 다치게 했다는 측면에서 범죄자에 대한 비난과 분노를 넘어 우리 사회에 대한 경각심이 반드시 제고되어야 함을 일깨우게 됩니다.


 이 사건들이 더욱이 문제가 되었던 것은 숱한 모방 범죄를 야기할 여지가 많았다는 것입니다. 신림역 흉기 난동 살인 사건 이후 지난달 24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수요일날 신림역에서 여성 20명을 죽이겠다'는 내용의 글과 함께 흉기 구매 내역을 첨부한 20대 남성이 글 작성 당일 경찰에 자수해 체포됐습니다. 그리고 최근 해당 남성이 지난 5개월간 여성 혐오 글을 2,000건 가까이 작성했던 것으로 파악되기도 했는데요.

 그는 커뮤니티 게시판에 “한녀OO들 죄다 묶어놓고 죽이고픔”, “2분이면 한녀O 10마리 사냥가능하긔”라는 등의 혐오성 글을 수개월간 올렸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길이 33cm에 달하는 흉기를 구매하기도 했으며, 범죄자인 ‘유영철’, ‘이춘재’, ‘전주환’, ‘묻지마 살인’ 등을 검색한 이력도 추가로 확인돼 여러 혐의를 인정받아 현재 구속 기소된 상태입니다.


 조사 결과 그는 무직 상태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며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빠져 지내던 중 자신의 처지가 여성들 때문이라는 왜곡된 혐오심이 폭발해 범행을 실행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에 검찰 관계자는 “이번 범죄는 여성에 대한 혐오감과 증오심으로 가득 찬 일종의 혐오 범죄”라고 규정했습니다.

 여성을 향한 심각한 혐오 범죄가 있었던 것처럼 남성을 향한 동일한 범죄도 있었습니다. 서현역 흉기 난동 살인 사건이 발생한 당일 오후 7시께 역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서현역 금요일 한남 20명 찌르러 간다'는 글과 함께 흉기를 든 사진을 올린 30대 여성이 지난 7일 자택에서 긴급체포되어 현재 구속된 상태입니다.


 경찰 조사에서 그녀는 범행 동기를 두고 서현역 흉기 난동 살인 사건으로 인해 여성들이 큰 피해를 봤다는 소식을 뉴스로 접하고 남성들에게 보복하고자 글을 올렸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합니다. 그녀 역시 해당 글 외에도 다수의 남성 혐오 글을 온라인에 올린 정황이 추가로 파악됐으며, 이 글들 중 실제 협박으로 볼 만한 것들이 있어 범죄사실에 포함했다고 경찰은 설명했습니다.

 젠더 혐오를 담아 살인 예고 글을 올린 20대 남성과 30녀 여성의 사건을 두고 혹자는 걱정합니다. 이들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왜곡된 사고방식과 부족한 사회성으로 인해 무지한 일탈을 일으킨 반사회적 인격장애에 가깝습니다. 해당 사건으로 인해 극단적인 젠더 갈등과 무지성의 흑백논리가 발현하는 것은 필히 경계해야 합니다.


 최근의 범죄들에 대해 모든 사회적 인과를 분석하더라도 결국 해결의 실마리, 사건의 핵심은 범죄를 일으킨 범죄자 개인에게 있습니다. 어떠한 변명이나 개인의 사연을 덧붙이더라도 무고한 타인을 해하려 하고 소중한 생명을 뺏는 행위는 통용될 수 없습니다. 공감과 공리에 대한 이해, 즉 사회성이 심각하게 부족한 정신질환자(또는 의심되는 자)의 무지한 일탈이 불러일으킨 참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개인의 문제냐, 사회의 문제냐 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둘 다 문제인 게 당연지사이기 때문이죠. 사회의 문제가 크다 해서 개인의 문제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고, 개인의 문제가 크다 해서 사회의 문제가 게 눈 감추듯 감춰지는 것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개인의 문제가 무엇이고, 사회의 문제가 무엇인지 분별하고 분

석하는 선진 시민으로서의 판단력입니다.


배경 Image 세계일보

내용 Image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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