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갈망과 시작

by 시준아빠

“이 월급으로는 아무리 아껴도 한 달이 남지 않는다.”

한밤중, 지출내역을 들여다보며 유제이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전세 대출 이자, 차량 할부, 학원비, 식비까지.

숫자는 매달 줄지 않고 늘어나기만 했다. 딱 하나, 그의 월급만 제자리였다.


휴대폰 메모장에 적은 문장이 있었다.

‘경제적 자유. 진짜 가능할까?’

그 문장은 요즘 유제이의 머릿속을 가장 오래 맴도는 문장이었다.


평일 아침 6시반에 일어나 8시에 출근해 저녁 8시에 퇴근,

저녁을 먹고 나면 하루가 끝나 있었다.

매달 일정한 월급이 들어오고, 그 월급은 다시 일정한 지출로 사라졌다.

조금이라도 저축하면 다행이었지만, 예상치 못한 지출은 항상 ‘여윳돈’을 잡아먹었다.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한다면, 난 왜 사는 걸까?”


그 질문은 점점 삶의 동기가 아닌 무력감으로 다가왔다.

어느 순간, 출근길에 유튜브 알고리즘이 보여준

‘주식 투자로 100억 투자성공기’라는 영상이 유제이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자극적인 영상 제목, 허황된 수익 인증. 처음엔 코웃음을 쳤다.


하지만 주식투자를 해야겠다는 마음에 주식관련 유튜버가 운영하는

무료 방송을 계속 듣고 있었다. 그리고 1개월 14만 원짜리 유료 강의도 수강했다.

“이걸로 벌 수 있다면 싸게 먹히는 거지.”

자기합리화와 기대 사이를 오가며 유제이는 새로운 루틴을 시작했다.



■ 투자 공부의 시작


강의는 용어부터 낯설었다. 캔들, 이평선, MACD, RSI, PBR, PER… 이해는 안 되지만,

노트북 화면을 캡처하고 노트에 옮겨 적었다.

강의 속 전문가는 ‘밥그릇 3번 자리’라는 개념을 강조했다.


“주가가 하락한 후에 매집 기간을 거치고, 1차 매집봉이 나타날 겁니다. 조정이 생기면,

바로 거기가 진입 타점이에요. 밥그릇 모양의 3번자리”

공부한대로 눌임목에서 진입해서 작지만 수익도 얻었다.


■ 주식 단타와 스윙의 병행


유제이는 단타와 스윙을 병행하기로 했다.

타는 매일 오전 9시에 종목을 선정해 진입하고 30분~1시간 내에 청산하는 방식.

스윙은 하루 이틀, 길게는 일주일 보유하는 방식이었다.

보통 1개 종목에 50만원 정도을 배팅했다.

하루 수익률 목표는 3%, 즉 약 15,000원.

숫자로 보면 작지만, 원래 아무 수익도 없던 그에겐 새로운 세계였다.

하지만 손실도 컸다. 진입 타점을 조금만 놓쳐도 -2%, -4%는 순식간이었다.

하루 3% 수익을 겨우 달성한 다음 날, 잘못 진입한 스윙 종목이 -5%로 전환되면 전날 수익이 통째로 사라졌다.


“왜 수익은 작고, 손실은 이렇게 크지…?”


스스로에게 계속 묻게 되는 구조적인 불균형.

소액 투자자는 방어력이 없고, 레버리지를 쓰지 않으면 수익이 쌓이기 어렵다.

그건 현실이었다.

특히 스윙은 더 심리적으로 힘들었다. 종목을 하루 이틀 이상 들고 있으면,

그 사이에 어떤 이슈가 터질지 몰랐고, 장이 열릴 때까지 종잣돈이 묶였다. 장이 시작되기 전까지 불안감이 계속됐다.


■ 마음속의 두 갈래 길


주변 동료들은 여전히 직장 안에서의 커리어를 이야기했다.

승진, 연봉협상, 인센티브.

하지만 유제이의 관심은 점점 밖을 향했다.


'지금처럼 월급만 보고 살아서는 절대 자산을 불릴 수 없어.'

'내 시간을 회사에 다 내어주면서 언제까지 이렇게 살지…?'

'전업 투자자? 정말로 될 수 있을까…?‘


고민은 깊어졌고, 아직 확신은 없었다.

하지만 그는 매일 차트를 열었고, 매일 복기했다.

퇴근 후 오늘의 진입 타점이 맞았는지 복기하는 게 습관이 됐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유제이는 자신도 모르게 메모장에 이렇게 적었다.

'나는 아직 작지만, 움직이기 시작했다.

삶을 바꾸기 위해선, 내 방식의 수익을 찾아야 한다.

월급에서 해방되는 그 날까지, 멈추지 않겠다. '


작고 불완전한 발걸음이었다. 하지만 분명히, 그는 ‘탈출구’를 향해 걷고 있었다.

그리고 그 길은, 아주 조금씩 그를 바꾸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