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수익의 짜릿함은 생각보다 훨씬 강렬했다.
계좌에 찍힌 숫자들이 하루 만에 오르는 걸 보면서 유제이는 확신했다.
‘맞아, 이게 진짜 돈 버는 방법이야.’
오랫동안 직장에 메여서 시간과 노동을 팔며 벌어야 했던 돈.
하지만 이제는 시장의 흐름만 읽으면 돈이 들어오는 구조.
그건 마치 세상의 비밀을 알게 된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처럼 느껴졌다.
손 안의 차트가 곧 돈이었다. 마우스 클릭 하나로 수익이 결정되었다.
그리고, 유제이는 자연스럽게 생각했다.
‘이왕 할 거, 더 벌어야지.’
하루에 50달러, 100달러. 그 정도로 만족할 수 있을까?
주식에서 하루 3% 수익을 목표로 했던 그 기준은 이미 머릿속에서 사라져 있었다.
레버리지를 높이면 수익은 더 커진다.
10배면? 20배면? 단 한 번의 진입으로 하루 월급을 벌 수도 있다.
처음엔 스스로를 설득했다.
‘난 이미 한번 성공했잖아. 이제는 더 잘할 수 있어.’
하지만 그 속에는 감춰진 욕망이 있었다.
더 빨리, 더 크게, 더 많이.
이번에도 당일 거래량 상위에 오른 밈코인을 선택했다.
차트는 전형적인 상승 패턴을 그리고 있었고,
눌림목에서 다시 반등할 거라고 믿었다.
‘여기야. 지금 들어가면 무조건 반등한다.’
5배? 아니다.
이번엔 과감하게 10배 레버리지.
50만 원짜리 포지션이 단숨에 500만 원짜리로 불어났다.
숫자는 신경 쓰지 않았다.
중요한 건, 방향만 맞으면 수익은 훨씬 더 커진다는 사실이었다.
포지션이 잡히자마자 계좌는 바로 반응했다.
+35달러 → +57달러 → +78달러…
순간, 가슴이 쿵쾅거렸다.
‘맞았어. 역시 내 분석이 맞아.’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반등은 생각보다 오래 가지 않았다.
몇 초 만에 초록색 숫자는 빨간색으로 바뀌었다.
+78달러 → +25달러 → -32달러 → -95달러 → -140달러…
머릿속이 하얘졌다.
‘설마 여기서 반등 안 해? 아니야, 곧 올라.’
하지만 코인 시장은 그런 희망을 봐주지 않았다.
캔들은 무섭게 아래로 꽂혔고, 포지션은 청산되었다.
잠깐 머리를 감싸고 있다가 다시 일어섰다.
‘이번엔 내가 너무 급했다. 진입 타점만 다시 잡으면 된다.’
하지만 그건 함정이었다.
손실을 본 사람은 ‘복구’라는 단어에 집착하게 된다.
다시 포지션을 잡았다. 이번에도 밈코인.
그리고 다시, 빠르게 손실.
하루 만에 세 번 청산.
-450달러 손실.
숫자는 커질수록 실감이 덜 났다.
현실감각이 마비되었다.
‘내가 틀린 게 아니야. 단지 타이밍이 안 좋았을 뿐.’
유제이는 이번엔 포지션을 그대로 들고 가기로 했다.
지금은 눌림이지만, 새벽이 지나면 반등이 올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코인 시장은 24시간 돌아가는 정글이었다.
새벽 2시, 세계 시장에서 갑자기 발생한 악재 뉴스가 터졌다.
비트코인은 2% 급락했고, 그 여파는 알트코인으로 그대로 번졌다.
새벽 알람이 울릴 때마다 계좌 잔고도 줄어들었다.
눈을 뜨고 확인한 계좌는 붉게 물들어 있었다.
-720달러.
“아… 이거 진짜 장난 아니네...”
한숨도 잘 수 없었다.
불 켜진 차트 앞에 멍하니 앉은 채, 스스로에게 물었다.
‘내가 뭘 잘못한 거지?’
‘진짜 이게 답인 거 맞아?’
전날까지만 해도 유제이는 ‘회사 없이 사는 삶’을 상상했다.
하지만 오늘은 다르게 느껴졌다.
시장 속에선 그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았다.
초보냐, 경력이냐, 절박하냐, 열심히 했느냐 — 시장은 그런 걸 물어보지 않았다.
‘네가 맞았냐, 틀렸냐.’
그것만이 존재했다.
그리고 유제이는 명백히 틀렸다
지금까지는 운이었고, 시스템도 없었고, 손절 기준도 없었다.
그저 ‘될 것 같은 곳’에 포지션을 진입했고, 그 결과는 확률 50%짜리 도박이었다.
‘이대로 끝낼 거면 시작도 하지 않았다.’
‘다시 처음부터 배우자.’
‘복구가 아니라, 생존이 먼저다.’
유제이는 깨달았다.
시장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걸.
자신의 욕심, 공포, 조급함과 싸워 이겨야만 이곳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걸.
그리고 그는 다짐했다.
‘다시 매매법을 찾는다. 내 기준을 만든다. 살아남는다.’
이제 게임은 진짜로 시작이었다.
도박이 아닌 투자로 가는 첫 번째 관문 앞에 그가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