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으로 전환한 뒤에도 손실이 이어졌다.
유제이는 단순히 시장을 탓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에게 무엇이 부족한지 스스로 점검하기 시작했다.
"이해 없이 진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고,
그 원칙을 지키기 위해 시장을 바라보는 눈을 다듬어가기 시작했다.
그중 유제이가 처음 주목한 건 ‘거래량’이었다.
머프님의 강의를 듣고 팀메로나 텔레그램의 글들을 보면서 공부했다.
특정 캔들의 위 혹은 아래에서 이례적으로 터지는 거래량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었다.
매수세가 몰리든, 매도세가 몰리든,
결국 누군가는 그 지점을 ‘승부의 순간’으로 보고 베팅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비트코인이 단기 하락 추세선을 상향 돌파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유제이는 바로 매수 버튼을 누르지 않았다. 이전의 그였다면,
단지 추세선 돌파라는 이유 하나로 진입했겠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그는 15분봉 차트를 열어 거래량을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이전 돌파 시도들에 비해 월등히 높은 거래량이 동반되었고,
직전 고점을 향해 강하게 치고 올라가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이번에는 누군가 진짜로 물량을 밀어올리고 있다.”
유제이는 단기 상승 반등을 노려 롱 포지션에 진입했다.
진입가 57,800달러, 레버리지는 5배.
목표가는 58,300달러, 손절가는 57,600달러로 설정했다.
예전 같으면 손절 따윈 생각도 안 했겠지만, 이제는 달랐다
한 번의 손실보다 중요한 건 생존이었다.
차트는 그의 예상대로 흘러갔다. 돌파 이후 매물대를 소화하더니,
빠르게 위로 튀었다. 유제이는 몇 분 만에 목표가에 도달해 포지션을 정리했다.
수익은 85달러. 크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수익은 단순한 ‘운’이 아닌 ‘근거 있는 분석’에서 비롯된 첫 번째 결과였다.
그날 유제이는 처음으로 트레이딩 일지에 이렇게 적었다.
“내가 생각한 시나리오대로 시장이 움직였다.”
하지만 몇 번의 성공 이후 유제이는 자신에게 조금씩 신뢰를 두기 시작했다.
“이제 조금은 익숙해진 걸까?” 하루에도 몇 시간씩 차트를 들여다보고,
북마크해둔 트레이딩 관련 영상과 자료를 꼼꼼히 챙겨보며,
그는 분명히 이전보다 나아지고 있었다.
그러나 마음 한편에는 여전히 불안이 있었다.
‘정말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 걸까?’ 라는 물음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자신감과 불안은 늘 교차했고, 그 가운데서도 그는 한 걸음씩 더 나아가려 애쓰고 있었다.
‘이 정도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지 않았나?’ 라는 착각은 천천히 자라났다.
그리고 시장은 어김없이 그 착각을 무너뜨렸다.
그는 이제 ‘역추세 매매’에 관심을 가졌다.
나씨tv와 머프님의 유튜브 강의를 보면서 거래량에 따른 역추세매매를
계속 보고 공부했다.
비트코인이 연속적인 음봉을 그리며 급락하던 날,
유제이는 반등을 예측하고 ‘롱’을 잡았다.
거래량이 전일 대비 늘어난 것을 보고 ‘손절매가 나온 뒤의 반등’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그건 단순한 추세 붕괴의 시작이었다.
포지션은 진입 직후부터 끌려갔다.
손절 라인을 설정했지만, 거래량이 다시 한번 터지며 잠시 반등하자
그는 ‘이번엔 오르겠지’ 하며 손절을 취소했다. 그것이 실수였다.
순식간에 비트코인은 또다시 급락했고, 포지션은 청산되었다.
그날 하루에 잃은 금액은 약 700달러.
유제이가 그동안 수익으로 쌓아 올린 것 중 일부가 날아갔다.
더 아픈 건 ‘분석을 했음에도 틀릴 수 있다’는 냉정한 현실이었다.
유제이는 그날 밤, 생각했다.
“이해가 있다고 해도, 시장은 항상 맞지 않는다. 나는 아직 이 세계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또 하나의 벽’이었다. 차트를 읽는 눈을 키우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거래량의 의미, 심리의 변화, 숨어 있는 변수들… 그 모든 걸 한 번에 통제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유제이는 포기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달랐다.
예전 같으면 “내 길이 아닌가 보다” 하며 돌아섰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그는 알고 있었다.
“넘지 못한 벽이 있다면, 그 앞에 더 오래 서 있어야 한다.”
그는 다시 일어섰다. 이번엔 진짜로, 시장과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였다.
트레이더로 살아가는 길은, 이토록 조용하고 고독한 훈련의 반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