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2달 살기 in 에스키셰히르 8
튀르키예 2달 살기 in 에스키셰히르
튀르키예에 가기로 결정되고 나서, 제일 난감했던 건 돼지고기 사용의 유무였다.
한국음식 중에서 돼지고기를 재료로 하는 음식이 그리 많은 것은 아니지만, 즐겨 먹는 음식들 중에는 돼지고기를 사용하는 것들이 생각보다 많다.
김장 담고 먹는 수육, 돼지고기김치찌개, 제육볶음, 삼겹살구이, 보쌈, 족발, 돼지국밥 등등 생활 속에서 은근하게 많은 돼지고기를 먹고 있었다. 그래서 튀르키예로 출발하면서 한동안은 못 먹겠거니 하고 있었다.
그런데 메트로마켓 냉동식품 파는 곳에 갔더니 꼭 돼지고기처럼 포장해 놓은 것들이 많이 보였다.
너무 보고 싶어서였을까?
하지만 이곳은 튀르키예. 할랄음식을 먹는 이슬람 국가.
이들은 아무거나 먹지 않는다. 음식에 대한 규제가 엄격해서 다른 나라들에서 수입하는 음식물에 대한 규정이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아마 우리나라 식재료들이 많이 보이지 않는 이유도 비슷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된장이나 고추장 등을 파는 곳이 있지만, 손쉽게 마트에서 구할 수는 없다.
또한 한국에서 먹던 된장이나 고추장과는 맛이 조금 다를 수 있다.
왜냐하면 이 나라에서는 술도 금지니까.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공장에서 만드는 장에 들어가는 주정을 사용할 수 없다.
돼지고기와 관련된 규정이라든지, 술과 관련된 규정 또 그 외에 다른 여러 가지 규제 때문에 아무거나 수입되지 않는다고 하니, 안심하고 구매해서 먹어도 되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그래도 우리나라 식재료를 원하는 것을 쉽게 구할 수 없는 부분은 영 아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트로 마켓에는 생각보다 많은 냉동식품류가 있었다.
튀르키예에는 돼지고기가 없는 대신 양고기가 있고, 내장류까지 모두 포장되어 판매되고 있었다.
심지어 족발처럼 생긴 것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돼지의 족은 아니다.
햄버거 패티 종류. 다 만들어서 냉동해서 판다. 종류도 엄청 많다.
쾨프테, 케밥 쾨프테 다 있다.
위 사진은 닭의 사이즈를 훨씬 넘어선다. 이건 거위 고기.
위 사진은 함시를 냉동해 놓은 것이다.
함시는 우리나라 멸치와 아주 유사한 생선인데, 사이즈가 우리나라 대멸치 정도 된다.
이들은 그걸 이렇게 냉동을 하거나, 올리브유에 마리네이드 하거나, 신선한 것을 튀겨 먹거나 한다.
조림을 만들어 먹어 봤는데, 딱 고등어조림 정도의 맛이다.
그 외에 오징어나 홍합 등도 냉동된 것을 찾을 수는 있다.
하지만 맛이 진짜 아쉽다. 별 맛이 안 난다.
아래 사진은 만트라고 하는 것인데, 우리나라 만두 같은 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생긴 게 진짜 작다. 우리나라 작은 물만두의 반정도 사이즈?
모양도 우리나라 만두 빚는 것과 비슷하다.
튀르키예 사람들에게 만두피를 만들어 보라고 하면 기가 막히게 만든다. 피를 밀는 스킬이 남다르다.
아마도 얇은 피를 밀어서 만드는 빵이나 만트를 많이 만들어 봐서 그런 게 아닌가 싶다.
애석하게도 이건 맛을 보지 못하고 왔다. 한봉 사서 끓여 먹어 봤어야 하는데..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