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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나 Nov 25. 2023

6년 전 텀블러를 시작하며 적었던 글

그리고 브런치스토리에 남깁니다

친척언니가 시간적인 이유로 명절에 큰집에 오지못해 보내온 선물을 정리하고 남은 포장박스를 보고, ‘마침 두 번째 편지박스가 필요했었는데, 요걸로 삼아야겠군.’ 하고 예정없이 그동안 모아둔 모든 추억박스들을 정리하게 되었다. 한 무게 하는 편지박스를 포함해, 폴라로이드 박스, 인화한 필름 박스, 전 남자친구로 부터 받아모아두었던 선물박스까지 꽤나 나도 모르게 모아둔 물건들이 꽤나 많았다.


그러다, 오랫동안 보관하고파 딱히 주제 없이 여러가지 것들을 마구 쑤셔 넣은 박스 하나에서 글자 빼곡히 적어둔 나의 옛 일기장 하나를 발견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다시 한 번 일년 더 시험을 준비해야했던 시기였다. 뭐 그렇게 우울하고 힘든 일이 많았는지, 두 세 페이지마다 스스로를 자책하는 글을 안 볼래야 안 볼 수가 없었다. 그래도 처음으로 가족을 떠나 4평도 안되는 작은 고시원과 학원을 오가며 외로웠던 그 때는 이 일기장에 글 조금 적는 일이 꽤나 큰 위로가 되었었다.


어린 날 생각들을 가볍게 훝어보다, 문득, 지금은 일기쓰기를 멈추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 마지막 일기장을 끝으로 나의 일기장은 포스트잇보다 가벼운 SNS에 손가락 하나로


휙- 


기록을 남기는 행위, 또는 그나마 아주 조금 정성을 들여 누군가에게 보내는 편지들이 그 자리를 대신했나 싶기도 하다.


이번 4개월 간의 유럽여행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왔을 때, 어느 새부터인가 마음놓고 대화를 하게 된 선배 한 분이, 내가 여행 중 겪은 여러 이야기들을 듣고서 ‘나만의 기록’을 남겨보라는 권유를 했다.


이미 지하철보다 시끄러운 광고플랫폼이 되어버린 페이스북에부터, 제작년에는 대대적인 프로젝트를 하겠답시고 만든 블로그에 (지금은 건들지도 않는다.), 그리고 오늘 스무번 이상은 들어가본 인스타그램에 나름 그 당시의 생각들을 남겼고, 남기고 있지만, 


그래도 그보다는 남의 시선에 덜 신경쓰이고, 때로는 손으로 쓴 일기장 보다 무겁게, 때로는 인스타그램보다 가볍게,


내 마음대로 올릴 수 있는 이 곳에 나의 시간들을 정리해보려한다.




그리고 6년 뒤인 오늘, 브런치스토리의 작가가 되어 다시 글을 쓰기 시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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