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gloryewp Oct 13. 2023

주간인물위클리피플, 인천기독병원 '나눔과 사랑의 인술'

사진_이혜민 인천기독병원 병원장


인천 시민들의 엄마 품과 같은 병원
나눔과 사랑의 인술(仁術)을 실현하다

이혜민 인천기독병원 병원장 | 신장내과 전문의 | 의학박사


인천기독병원은 1952년 개원하며 반세기 동안에 생명 존중과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데 앞장서 왔다. ‘그리스도 사랑으로 최상의 진료와 인간존중을 실현한다’는 미션 아래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와 이웃 나눔을 실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병원을 이끌고 있는 이혜민 병원장은 지난 7월 신임 병원장으로 취임하며 인천기독병원의 새로운 반세기를 준비하고 있다. 지역민들에게 최상의 의료환경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선교에 힘쓰겠다는 병원 설립 본래의 취지도 잊지 않겠다는 각오다. 이 병원장을 만나 인천기독병원이 앞으로 나아갈 길과 의료 신념에 대해서 자세히 들어봤다.
취재·글_이선진 기자, 김유진 기자

생명 존중과 이웃 사랑을 실천하다

인천기독병원은 1952년 개원 이래 70여 년 동안 인천 지역민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병원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인천기독병원은 의료, 선교, 교육 세 가지 목적으로 설립됐다. 생명 존중과 이웃 사랑 사상을 실천하며 지역 내에서 다양한 의료 봉사 활동을 펼쳐왔고, 국내외 선교활동에도 힘쓰며 반세기 넘는 시간 동안 인천 시민들의 엄마 품과 같은 역할을 담당한 곳이다.

이혜민 병원장은 지난 7월 1일 인천기독병원장으로 취임했다. 이 병원장은 2008년 가톨릭 의과대학 졸업 후 동 대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부천성모병원 신장내과 임상 강사와 서울성모병원 외래 교수를 거쳐 8년 동안 성모혜민내과의원 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

“인천기독병원을 선교를 잘할 수 있는 병원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각오를 갖고 왔습니다. 전국적으로 기독교 기반 병원들이 경영상 어려움이 많다 보니 선교, 교육 등 본래의 목적을 제대로 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이 병원은 하나님께 드려지기 위해 세운 병원이고, 그 목적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나님의 목적을 생각하고 행하다 보면 또 다른 도약의 기회가 있을 거라 믿으며, 사명감을 갖고 이 병원에 오게 됐어요. 요즘 대형 병원도 많고 작은 의원들도 전문화된 곳들이 많아서 2차병원의 입지가 위태로운데, 대학병원과 일반 병의원이 감당하지 못하는 틈새를 우리 병원이 끌어당겨 역할을 잘 정립하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병원장의 취임식은 생명 존중과 이웃 사랑이라는 인천기독병원의 중심 가치에 걸맞게 치러졌다. 각계 각층으로부터 취임 축하를 받으면서 꽃으로 만든 화환 대신 쌀 화환을 받은 것. 많은 사람들이 동참해준 덕분에 2,270kg이나 되는 쌀이 모였고, 이 병원장은 인천광역시 중구청 복지지원과와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관내 저소득층 및 불우 이웃에게 쌀을 전달했다. 이 병원장은 취임 예배 때 직원 선교회의 진심을 다해 준비한 찬양을 들으며 가슴이 뭉클했다면서 진한 감동을 전하였다.

“쌀을 기부한 이유는 중구 구민들의 응원과 기도 덕분에 70여 년간 인천기독병원이 지속될 수 있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요즘 폭우와 무더위로 인해 취약계층이 더욱 어렵고 힘든 시기인데, 그동안 아낌없는 사랑과 후원을 보내주신 지역 주민들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 싶어 축하 선물로 받은 쌀을 기탁하게 됐습니다.”

신임 병원장 취임을 맞아 인천기독병원은 앞으로의 반세기를 새롭게 준비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최신형 자궁근종 및 선근증에 특화된 3세대 하이푸나이프(JC200D) 장비를 도입하기도 했다. 그간 축적해 온 연구와 경험을 바탕으로 자궁근종 및 선근증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을 적용해 종합병원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고 산부인과 질환 극복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또한, 특성화된 진료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척추센터, 관절센터, 소화기내시경센터, 인공신장센터, 건강증진센터 등을 구분해 운영 중이다.

“인천기독병원 산부인과의 하이푸센터는 우리나라 하이푸 역사를 선도한 만큼, 많은 임상경험을 축적하였고, 매우 우수한 진료성적을 보이고 있습니다. 정형외과의 인공관절센터의 경우 과장님들의 수술 실력은 기본이고 환자들을 내 가족 대하듯 따뜻하게 대해주시기 때문에 지역 주민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또 외과계열 과장님들이 마음 놓고 수술할 수 있도록 내과 파트가 굉장히 탄탄하게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소화기내과, 신장내과, 호흡기내과, 내분비내과 등 세부과가 모두 갖춰져 있을 뿐만 아니라, 당일용종절제술을 비롯한, 점막하종양절제술, 내시경적역행담췌관조영술까지 가능한 출중한 실력의 소화기내시경센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내시경으로 시술하는 것은 거의 다 가능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또 인공신장센터에는 100여 명의 환자가 혈액투석을 받고 있는데, 신장내과전문의인 저의 전공을 살려 어떻게 하면 이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체계적으로 잘 관리해줄 수 있을지 매일같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중구 구민들을 위한 최고의 종합병원이 되고자 노력하고, 나눔 활동도 지속적으로 이어가겠습니다.”

또한 이혜민 병원장은 신의료기술에도 관심이 많다. 최근 인천기독병원은 국내 의료AI 최초 선진입의료기술로 인정된 AI기반 심정지 예측 의료기기인 뷰노메드의 딥카스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하여 입원환자의 심정지 발생 위험도를 사전에 예측함으로써 입원환자의 안전관리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하였다. 다가오는 원격의료시대에 대비하여 진료시스템 정비와 무인정산 시스템 등의 시스템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환자와 라이프스토리를 함께하는 의사

이 병원장은 어릴 적 어머니가 편찮으셨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의료인을 꿈꿨고, 그중에서도 신장내과를 선택한 이유는 환자의 라이프스토리를 함께한다는 점 때문이라고 밝혔다. 투석을 받는 환자 중 대다수가 당뇨를 진단받아 콩팥 기능이 나빠지고, 케어하던 중 투석을 받게 되고, 혈액투석 시 복막투석을 할지, 이식을 해야 할지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이때 환자가 삶의 계획을 세우는 데 있어 가장 큰 조언자이자 조력자가 되는 사람이 바로 신장내과 담당의다.

“투석환자는 한 번 담당의를 만나면 20년, 30년을 함께하게 됩니다. 어떤 분들은 부담스럽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저는 그분들과 관계를 맺고 돌아가실 때까지 삶을 함께하는 것이 굉장한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투석환자분들을 일주일에 3번씩 만나게 되면, 가족관계는 물론 집에 숟가락 몇 개 있는지 알게 될 정도로 가까워지게 됩니다. 물론 스트레스라고 느낄 수도 있지만, 저는 주로 환자와의 라포르(친밀도, 신뢰관계)가 형성되고 환자를 진료하고 마음을 드리는 과정에서 힐링을 얻고, 보람을 느낍니다. 신장내과 선택하기를 정말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신장내과 전문의는 장기간 담당했던 환자가 세상을 떠나는 일을 필연적으로 경험할 수밖에 없다. 이 병원장은 투석실에서 근무하며 많은 환자들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했고, 장례식장까지 찾아가 가족들과 슬픔을 나누기도 했다. 투석환자들은 장기간 병원 생활을 하다 보니 병원을 불신하는 경우가 많은데, 장례식장에 찾아가 가족들로부터 “그동안 감사했다”는 말을 들으면 의사로서의 보람과 감동이 느껴진다고.

“기억에 남는 환자 중 한 분은 병원을 이곳저곳 전전하셨는데, 제 진료를 보고 난 뒤에 보호자분이 우시더라구요. 왜 그러시냐고 했더니 아무도 남편분(환자) 이야기를 그렇게 귀 기울여 들어준 적이 없었다고 하시는 거예요. 저는 불편하다고 하시니까 귀 기울여 들었던 것뿐인데, 오랜 기간 병원을 찾아 고생하신 일이 마음에 쌓여서 작은 배려에도 감동하신 것 같습니다. 투석환자분들에겐 우울증도 많이 오거든요. 일주일에 3번씩 병원에서 4시간 투석을 받고, 경제활동에도 지장이 있어 ‘이렇게 살아서 뭐 하나?’ 생각을 많이 하시는데... 투석 받는 4시간을 예배시간이라고 생각하셔라, 가족들과 자식을 위해 기도하셔라. 그게 어머니 아버지의 역할이라고 격려를 해드립니다. 이렇게 마음으로 소통하다 보니 장례식장에 가서도 가족들에게 감사를 받고, 제 취임식에도 환자분들이 찾아오시고, 뿌듯한 순간들이 종종 있어서 스스로 ‘참 사랑받는 의사구나’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됩니다.”

나누고 치유하며

이 병원장은 고등학생 때부터 봉사활동을 하면서 누군가를 돕는 것이 자기 자신을 치유하는 것임을 깨달았다. 꽃동네에서 노력 봉사를 했던 경험이 따뜻하게 남아서 대학교도 가톨릭대를 선택했고, 지금까지도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고등학생 때 선생님들이 꽃동네 봉사활동을 계획하셔서 며칠을 머무르며 노력 봉사를 했는데, 그 과정에서 너무나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제가 뭔가를 해드렸다기보다 오히려 치유를 받은 기분이었어요. 대학생 때도 방학을 맞아 시간이 나면 꽃동네를 가고, 소록도도 가고, 의료 봉사까진 아니더라도 노력 봉사를 꾸준히 하려고 했어요. 저희 병원 직원선교회가 굉장히 활성화된 편인데, 2019년까지는 매년 선교를 나갔고 지역 교회마다 찾아다니며 찬양 봉사도 하고, 의료 봉사나 노력 봉사도 하고, 전체 직원의 10% 정도가 참여하고 있거든요. 자발적으로 월급 일부를 적립해서 선교활동에 사용하는 직원도 있을 정도로 열의가 대단합니다. 앞으로도 취약계층 환자나 의료사각지대에 계신 분들을 발굴해서 의료비를 지원해드리거나, 질병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드리려고 합니다.”

어릴 적부터 부모님의 가르침대로 가슴에 새겨졌던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자’는 가훈처럼 이 병원장은 삶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를 전하고 있었다. 교회 장로님, 권사님이신 그녀의 시부모님 또한 이웃에게 넉넉히 베푸는 모습에서 몸소 많은 가르침을 주셨다. 얼마 전, 시아버지 팔순 때 다른 어떤 생일선물보다 ‘아버님 이름으로 기부하는 선물’에 환한 웃음을 지으셨다는 시부모님은 자손에게 좋은 열매를 남기셨다.

나눔과 사랑의 인술(仁術)을 발휘해 병원장이 앞서서 리드하기보다는 직원들의 마음이 하나하나 모여서 꿈을 펼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이 병원장의 바람처럼, 인천기독병원이 대한민국 기독교 중심에 바로 서서 국내외 선교에 앞장서는 병원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사진제공_인천기독병원

profile

전문진료 분야
급성 및 만성 신부전증, 혈액투석, 복막투석, 사구체 신염, 혈뇨, 단백뇨

약력 및 학회 활동
신장내과 분과 전문의
투석 전문의
가톨릭 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가톨릭 대학교 의과대학원 석사 및 박사 학위 취득
가톨릭 중앙의료원 인턴 및 내과 전공의 수료
가톨릭 대학교 부천성모병원 신장내과 임상강사
가톨릭 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외래 교수
전) 성모혜민내과의원 원장
현) 인천기독병원 병원장

대한내과학회 정회원
대한신장학회 정회원
대한이식학회 정회원
대한투석협회 정회원
대한투석접근학회 정회원
대한고혈압학회 정회원
대한당뇨병학회 정회원
대한노인병학회 정회원
대한임상초음파학회 평생회원


위클리피플 인물지식가이드저널

news@weeklypeople.netㅣ무단전재 재배포 금지


#주간인물위클리피플 #WeeklyPeople #인천기독병원 #이혜민병원장 #의료진료 #병원

작가의 이전글 위클리피플, 김태균 티케이정형외과 대표원장 인터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