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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강아지 스킨십을 하는 이유를 아시나요?

우리는 모두 스킨십에 중독되어 있다....

by 점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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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위에 가만히 앉아 있는 개가 있습니다. 보호자는 그 개를 만지려고 하다가 참고 바닥에 내립니다. 개는 보호자를 힐끔 쳐다보더니 저에게 다가와 앉습니다. '귀여운 것..' 저는 그 개를 무시하고 보호자를 바라봤습니다. 손에는 온통 상처입니다. 보호자께 가볍게 물었습니다."성공하시니 기분이 어떠하신지요?" 힘들어하듯 말을 꺼내셨습니다. "정말 만지고 싶었는데 잘 참아 낸 거 같아요. 참 신기해요 선생님. 물릴 걸 알면서도 왜 만지고 싶은 마음이 들까요? 제가 중독된 걸까요." 충분히 일리가 있는 말이었습니다.


개를 공부하기 위해선 '생물학'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그것은 개를 이해하는데, 그리고 사람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을 줍니다. 보호자께서 강아지의 쓰다듬기를 포기 못하는 이유는 당연합니다. 우리는 어떠한 호르몬에 중독되어 있거든요. 보호자께 말했습니다. "네 맞습니다. 중독 3기입니다. 까칠한 친구 말고 차라리 이 친구를 안고 계세요." 저는 다른 개를 데려와 보호자에게 보냈습니다.


열심히 털북숭이를 만지는 보호자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합니다. 왜 우리는 스킨십을 이리도 좋아할까요?



쓰다듬기

'생물학'이라는 용어가 나와서 어렵게 생각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와 친숙한 친구를 소개할 겁니다. 바로 엔도르핀입니다. 우리 사람은 엔도르핀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운동을 할 때, 매운맛을 먹을 때 머릿속에서 엔도르핀이 분비가 됩니다. 엔도르핀의 역할은 고통을 완화시키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죠. 가끔 헬스 하는 분들을 보면 마약에 중독된 듯 집착을 하시는 모습이 많습니다. 이 역시도 과한 운동을 하면서 나오는 엔도르핀의 '맛'을 알아 버린 것이죠. 일부 사람은 우리 몸의 마약이라고 합니다.


핵심은 이러합니다. 엔도르핀은 우리가 개를 만질 때 도 똑같이 나옵니다. 피부 접촉을 할 때 역시 엔도르핀이 분비가 됩니다. 원숭이들이 털을 골라주는 이유가 그렇습니다. 털도 고르면서 엔도르핀 분비가 되는 것이죠. 예전에 친하지 않던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때 체육 선생님께서 강요하였습니다. "몸을 부대끼고! 열심히 운동하면 친해진다!!" 저는 그저 광기라고 생각했지만 아니었습니다. 운동과 피부 접촉을 통해 엔도르핀이 나오면 그 존재를 좋아하게 되는 건 시간문제였죠. 똑똑한 선생님이었습니다. 악독하면서도요.


강아지를 쓰다듬으면서 우리는 만족감을 얻습니다. 엔도르핀을 얻죠. 그뿐만이 아닙니다. 우리는 웃습니다. 열심히 뛰어오다가 앞에 장난감을 밟고 넘어지면서 뒹구는 개들의 모습을 보며 웃습니다. 만질 때 몸을 가만히 두지 못하고 엉덩이를 흔드는 모습을 보면 입꼬리가 올라갑니다. 웃음에도 엔도르핀이 분출됩니다. 개라는 존재는 우리에게 커다란 행복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이 원리는 통해 우리는 '펫로스'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point.1

산후 우울증과 펫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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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후우울증이 있습니다. 뇌의학자가 쓴 서적인 'What am I'에서는 그 이유를 설명합니다.


"태아 쪽 태반은 엔도르핀을 분비해 영양분을 태아 쪽으로 많이 오게 합니다. 태아가 엔도르핀을 이용해 엄마를 기분 좋게 만들면서 자기의 잇속을 챙기려 엄마를 속이는 것입니다." -p20


이때 출산을 하게 되면 엔도르핀이 사라지게 되면서 엄마는 우울증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죠. 다행히 아기가 젖을 빨면 뇌에서 옥시토신과 엔도르핀이 재 분비되면서 완화가 됩니다. 하지만 이 과정을 못하고 떨어지게 된다면 우울증이 찾아오게 되는 것이죠.


이 관점을 가지고 보면, '펫로스'는 생물학적으로 당연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에게 엔도르핀을 주던 존재가 사라지기에 겪는 우울증으로 볼 수 있죠. 그러니 우리는 우울해한다고 해서 비관하실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당연한 일이니깐요.


요즘은 많이 달라졌지만, 펫로스를 이상하게 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해를 못 하고, 과하다고 비난을 합니다. 옛날에는 '펫로스'가 덜 할 수밖에 없습니다. 야외에서 키웠기에 접촉이 많지 않았고, 집 지키는 개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그러니 그 존재로부터 엔도르핀을 얻지 못했기에 사라져도 크게 우울해하지 않던 것이죠. 그분들께 그 마음을 이해시킬 수 있는 방법은 감정적으로 따지는 것이 아닌, 담배를 모두 압수해 보세요. 그 느낌이라고 하면 됩니다.


point.2

이해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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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이유로 강아지 쓰다듬기를 포기 못한다!라고 말한다면 고개는 끄덕일 수 있습니다. 맞는 말이니 말이죠. 하지만 뭐든지 과한 건 좋지 않습니다. 개들 역시도 사람을 통해 엔도르핀을 얻습니다. 스킨십을 해주고 같이 운동을 해주니 인간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지만 정신적으로 심리적으로 성장하지 못한 개에게 엔도르핀이 과하게 생기면 어찌 될까요? 그것이 나중에 문제행동의 원인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그것만으로 형성되지는 않겠지만 일말의 여지를 줄 수 있다는 것이죠. 저는 그렇기에 부탁합니다. '차분하게 만져주시고 사람이 먼저 끝내주세요.' 쓰다듬는 행동이 나쁘다는 것은 분명 아닙니다. 중요한 건 어떤 환경, 관계, 방법 속에서 진행을 하는가? 그것이 중요합니다.


다른 활동을 해보세요. 운동을 하시고, 게임을 해보세요. 내 삶에 다채로운 활동을 만들어주세요. 그때가 되면 개들은 우리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권리를 얻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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