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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 블로킹도 그저 방법 입니다.

정형화된 교육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by 점찍기


싱그러운 여름 아침. 오늘도 2층은 발 소리로 소란스럽습니다. 마치 농구를 하는 듯 마냥 현란한 소리와 함께 울리는 강아지 짖음 소리. 오늘도 그들은 '바디 블로킹'을 하고 있습니다. 그 집 앞은 항상 택배가 가득했습니다. 아마 그 이유는 곧 알게 되겠죠. "문 열어도 될까요?" 체크하기 위해 문을 한 번 더 두드리자 커지는 소음이 들립니다. "네 들어오세요!!" 숨소리가 벌써 거칠어지셨습니다. 물이 필요한 건 저분이겠네요.


철통 수비를 밀치고 저에게 뛰어오는 말티즈 한 마리. 마치 클럽처럼 제 앞에서 열심히 점프를 합니다. 보호자는 다시 제게로 와서 열심히 개를 밀쳐냅니다. " 애들이 사람이 오면 좋아서 짖다 보니 열심히 바디 블로킹하고 있는데 힘드네요..." 전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택배가 앞에 많았구나..' 이 정도의 흥분도를 가진 개라면 충분히 그럴만하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생 많으셨네요." 한번 툭 밀쳐 봤지만 좋다고 다시 뛰어오는 솜뭉치 같은 말티즈.


몇 가지 의심스러운 행동들이 보였어요. 밀리고 뛰어오는 과정의 시간, 과한 꼬리 움직임을 보아하니 한 가지 질문을 하고 싶어졌어요. 말티즈에게 향했던 시선이 점점 보호자에게 올라가며 말했습니다. "혹시 이 친구랑 몸으로 놀아 주시나요? 만약 그렇다면 바디 블로킹은 망한거 같은데요."



바디 블로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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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들의 행동 언어 중 하나로써, 어떠한 관계성 사이를 껴들거나 진정의 느낌으로 사용이 됩니다. 투닥 거리는 학생을 반장이 차분히 껴들면서 진정을 유도하는 것이죠. 신발을 벗고 들어오는 와중에도 마냥 행복해 보이는 말티즈. 제 신발을 열심히 밟고 있어요. 지금이야 말하지만 2일 전에 샀던 신발이에요. 거실로 들어가면서 말했습니다. "소파에 앉으실까요? 이 친구가 제정신을 차리기 전 까지 대화 부터 하겠습니다." 보호자께서는 동의하듯 가볍게 고개를 흔드셨습니다.


그 자리에서 체크 사항을 만들어 드렸습니다. 보호자는 고개를 내밀며 "꽤 많네요 이게 뭔가요?" 물어보시더니 리스트를 쭉 둘러 보신 후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아 그렇군요. 이것들이 원인이 군요." 체크 리스트를 드리며 말했습니다. "네 한번 체크해 보시겠어요? 전 친구 좀 보고 있을게요." 제가 다시 일어나자 열심히 제 다리에 몸을 문지르는 강아지. 확신 생기고 있습니다. 최소 3개는 맞을 것 같아요.


1. 손, 발로 자주 놀아주시나요.

2. 밀쳐주는 놀이를 진행하시나요.

3. 놀이를 할 때 주로 흥분하나요.

4. 블로킹할 때 개가 사람을 신경 쓰나요?

5. 평소에 규칙이 존재하나요.

6. 개와의 사회성은 어떤가요.


point.1

변질된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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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들이 바디 블로킹을 사용할 수 있는 건 다른 개들과 지내면서 익히게 됩니다. 행동 언어는 모든 것이 유전적으로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궁금해졌습니다. 이 친구는 개들과 어울린 적이 있는지에 대해서. 보호자께서 쭉 읽어 보시더니 차분히 말씀하셨습니다. "5개 정도 있습니다. 저 큰일 난 건가요?" 마치 그 모습은 주식이 떨어진 사람의 표정이었습니다. "우리 애가 흥분도가 높아서 다른 개들과 잘 어울리지를 못해요." 아쉬운 듯 손가락을 꼼지락 움직이셨습니다. 사람과의 놀이방법이 워낙 흥분도가 높으니 개들에게도 마찬가지로 대할 확률이 높아요.


보호자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말티즈는 "헥헥" 거리며 옆에 있습니다. 다시 자리에 앉으며 말했습니다. " 우선 희망이는 바디 블로킹이라는 개념을 모를 거예요. 개들의 언어를 배운 적이 없으니 말이죠, 대신 다른 언어로 배웠는데 바로 '놀이'입니다. 블로킹 행동을 전부터 놀이로써 사용했기에 사람이 바디 블로킹을 하려고 하면 개는 놀이로써 받아들일 확률이 높습니다." 바로 이해하셨는지 보호자는 탄식을 하셨습니다. "아... 남편..." 그 말을 들은 저는 말을 아껴야겠다 생각했죠.



point.2

상세한 이해


몸으로 놀아주는 것 대신 '퍼피트레이닝' 놀이를 알려드렸습니다. 흥분도, 놀이에 대한 이해, 생각하는 능력을 길러 줄 수 있을 거예요. 이제는 보호자분의 이해도를 높여 줄 차례입니다. "강아지에게 바디 블로킹을 하는 목적은 막는 게 아니라 행위 결과를 포기하기 위함입니다." 가장 좋은 예시로 경비원이 있습니다. 회장실을 가로막는 경비원 자세를 생각하세요. 평소에는 가만히 있다가 들어가려고 하면 일정 거리에서 막습니다. 그 움직임에 저희는 뒤로 물러나게 됩니다.


바디 블로킹은 강아지가 뭔가를 하려고 할 때 우리가 개들의 행동 언어를 이용하여 개들이 물러나게 만듦으로써 행동에 대한 포기를 이끌어 냅니다. 하지만 이미 흥분하여, 내 몸의 움직임을 신경도 쓰지 않는다면 그때는 바디블로킹을 하실 때 가 아니라 심리 교육 부터 해야 합니다. 또한 개들과의 사회성이 없다면 행동언어를 모를 가능성이 높기에 사회성이 좋은 개들을 먼저 만나야 합니다. 바디블로킹은 결국 '방법' 중 하나일 뿐이지 진리는 아닙니다. 조건도 까다롭죠.



point.3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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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설명이 끝나자 빠르게 질문이 들어왔습니다. "그럼 바디 블로킹 말고 다른 것부터 해야겠네요." 쇼파에서 일어나며 말했습니다. "기본은 개들을 만나서 개의 언어를 익히는 것이지만 현재는 힘드니 침실에 들어가려고 하는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마침 침대에서 털 문제 때문에 고민하던 상황이라 좋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바디 블로킹이 통할려면 우선 자세가 중요합니다. 일관성이 있어야 합니다. 행동도 단호해야 하고요. 여왕이라고 생각 해 보세요. 그다음은 개가 어느정도 차분해야 합니다. 흥분도가 높다면 그것 부터 해결해 주세요. 뭐든지 심리가 중요합니다. 그리고 선택지를 주고 결과를 알려주세요."


사실 이 상황의 반 정도는 남편분의 업보라 그날 이 부부의 밤을 걱정했던 게 기억나네요. 오픈결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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