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인 감정 다루기
흰색의 머리카락, 멋진 슈트와 노타이의 셔츠, 브리프 케이스, 협상 테이블에서 Yes, No를 말하는 대신 안경의 브릿지를 터치하는. 윤주노. 그는 산인그룹 산인홀딩스(주)의 M&A(Merger and Acquisition) 팀장이다. 암산으로 무한대 소수점까지 계산하는 재무담당 곽민정 과장, 기업법률 전문 변호사이지만 싸움을 싫어하는 오순영, 갓 입사한 인턴 최진수가 팀원이다.
M&A팀에게 주어진 첫 번째 임무, ‘프로젝트 M’. 6개월 안에 11조 원의 자금을 마련하면서 주가 10만 원을 유지해야 한다. 실패할 경우 산인그룹은 사모엘펀드에 넘어간다.
윤 팀장은 ‘프로젝트 M’ 첫 번째 미션으로 그룹사 중 가장 알짜배기인 산인건설을 매각하기로 한다. 산인건설의 이훈민 대표와 M&A팀의 첫 만남. 이훈민 대표는 회사의 가치보다는 자신의 안위를 먼저 생각한다.
이훈민 : 아니 내 마음에 이 스크래치가 생겼는데 위로 안 해줍니까?
윤주노 : 위로금에 대해서는 내부 검토를 하겠습니다.
이훈민 : 검토는 무슨 대표 임기 5년 보장하고 지분하고 그렇게 합시다.
윤주노 : 산인 건설에 대해서 누구도 대표님보다 잘 알지 못할 겁니다.
이훈민 : 잘 아시네 여기는 나 없으면 안 돌아가. 절대!
윤주노 : 네. 그래서 인수 기업에서도 대표님을 가장 중요한 인력으로 생각할 거고요. 그러니 직접 협상을 하시는 게...
이훈민 : 그쪽이 협상 전문가라며 실력 한번 보여주세요.
윤주노 : 저희는 산인을 위해서 일을 하는 거지 대표님을 위해서 일을 하는 게 아닙니다.
이훈민 : 아~ 나. 이 새끼가...
최진수 : 이씨! 미친...
이훈민 : 뭐 미친 새끼? 야! 너! 다시 말해봐.
오순영 : 미친 새끼 새끼는 안 했습니다. 대표님.
이훈민 : 허... 이거 웃긴 새끼들이야! 이거! 아. 이거. 순 깡패 새끼들이네! 이거. 어!!!
윤주노 : 저희 팀원이 실수를 했네요. 대표님도 흥분하신 것 같으니 다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협상에서 부정적인 감정은 서로를 분쟁으로 이끈다. 비난하기 시작하면 개인적인 감정싸움으로 번지기 쉽다. 또한, 보복 행동을 하게 하고, 이는 계속 이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부정적인 감정은 상호 이익이 되는 해법을 발견할 가능성을 낮추게 된다. 협상 테이블에서 상대방이 부정적인 감정을 보이거나, 당사자인 내가 화나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사과하거나 상대의 분노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음을 직접 대면하여 다뤄야 한다. 윤주노 ‘저희 팀원이 실수했다’고 인정하면서 ‘대표님도 흥분한 것 같다’라며 상대의 분노에 관해서도 직접 말한다. 두 번째는 분노에 관해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윤주노는 ‘다시 찾아뵙겠다’라면서 자리를 떠난다. 바로 전진을 위해 일보 후진하는 것이다.
윤주노는 팀원들과 엘리베이터를 타고 산인건설을 나오던 중 주차장에 이르러 팀원들에게 말한다.
“잠시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그 뒤 다시 산인건설로 들어간다. 그러면서 이 대표를 만나 사과한다.
윤주노는 팀원들이 없는 자리에서 왜 이 대표를 만나 사과를 했을까? 이 대표는 M&A팀원에게 망신을 당했고 이로 인해 화를 냈을 것이다. 그래서 윤주노는 이 대표가 체면을 세우도록 팀장인 자신이 직접 대면하여 사과한 것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체면을 중요시하는 문화에서는 이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또한, 이 대표는 산인건설의 내부 상황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므로 윤주노는 이후에 있을 기업실사에서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할 필요도 있었기 때문이다.
산인건설의 이 대표와 첫 미팅을 마치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윤주노는 최진수에게 말한다.
"일에 감정 섞지 마세요. M&A는 그야말로 전쟁입니다. 총칼에 감정이 없듯이 계약서에도 감정은 필요 없습니다. 감정적이면 전쟁에서 져요. 상대가 밑도 끝도 없이 나온다면 나도 미친 척하는 것이 방법이겠지만 그때도 진짜 감정을 섞으면 안 돼요. 그러면 내 시야가 좁아지니까요. 그러니까 협상 테이블에 앉을 땐 감정은 버리고 오세요”
협상에서 감정이 격해지면 이성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실질적인 쟁점에 주의를 기울이지 못해 협상 과정을 방해한다. 협상 테이블에서 당사자인 내가 화가 났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어떤 상황에서 분노가 생겼는지 알아야 한다. 최진수 사원은 이 대표의 무리한 요구를 듣고, 이것이 M&A팀을 모욕했다고 생각했다. 그렇더라도 이를 표현할지 말지를 결정해야 한다. 윤주노는 ‘상대방이 화를 내면 나도 화를 낼 수 있겠지만 그래도 진짜 감정을 나타내서는 안 된다’라고 말한다. 진짜 감정은 숨기라는 것이다.
두 번째는 화를 줄일 수 있는 행동 방법을 터득하고 대처하는 것이다. 예컨대, 잠시 쉼을 갖거나, 자리를 피하는 방법이다. 만일 그 자리를 떠날 수 없다면, 시원한 물을 마시는 것도 방법이다. 윤주노는 최진수와 이 대표가 흥분하였다고 판단한 뒤 미팅을 마쳤다.
협상 테이블에서 상대방이 화를 내거나, 또는 내가 화가 났다면 우선 이것만 기억하자.
‘Go to the balcony’ 그리고 화난 원인과 상황을 분석하자. 그리고 다음 단계를 생각하자.
※ 참고자료 ‘협상의 기술’(Jtbc) 2화 <키맨>
※ 참고문헌 : 로이 J. 레위키 글·김성형 번역, 『최고의 협상』 p542~5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