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나신(裸身)
이제 막 이별 여행에서 돌아온 여인은
검정 머리카락 위 하얀 눈물을 드라이로 말리면서
붉게 타오르는 욕망 속에 찬란하게 빛나는
초록 나신(裸身)을 바라보고 있다.
고통과 불행을 격은 후에
거울 속 또다른 세상에서
운명처럼 찾아오는 카타르시스를 만난 여인은
인간의 마음을 읽고 싶은 욕망에
그녀의 부끄러운
미소를 침묵 속에 던졌다.
정적이 깨진 세상에는 소나기가 쏟아지고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는 여인의 마음에는
사람과 사람의 대화가 눈처럼 쌓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