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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YC Aug 31. 2023

텀블벅 초보의 프로젝트 런칭 기록

무수한 고민과 계획을 엮어 하나의 프로젝트가 만들어지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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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글에 이어서, 오늘은 본격적으로 텀블벅 펀딩을 어떻게 준비했는지에 대해 적어보려 합니다. 이제 표지와 내지 디자인을 얼추 마무리한 저에게 남은 것은 프로젝트 페이지를 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텀블벅 프로젝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1) 일정 계획, (2) 선물 구성, (3) 프로젝트 소개 내용 작성, 이렇게 크게 세 가지의 단계가 필요한데요, 아래에서 저의 준비 기록을 하나씩 차근히 풀어보겠습니다.


프로젝트를 오픈하면 나타나는 [프로젝트 기획] 페이지. 요즈음은 [ChatGPT로 초안 작성]이라는 기능도 있더군요!


1. 일정 계획

가장 먼저 결정해야 할 것은 펀딩 기간이었습니다. 펀딩 기간 결정은 간단해 보이면서도 은근히 고민이 되는 부분이었는데요, 다행히 텀블벅 창작자 가이드 페이지에서 어느 정도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펀딩 기간이 너무 짧으면 후원 결정을 내릴 시간이 부족해지고, 또 반대로 너무 길어지면 오히려 기다리다 지친 후원자의 이탈을 초래할 수도 있어, 대부분의 프로젝트는 한 달에서 두 달 정도의 기간을 갖는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단순하게 그 중간 지점인 45일로 기간을 결정했습니다. 어차피 해보기 전에는 어느 정도의 기간이 최적인지 알 수 없으므로 평균값으로 하면 반은 간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펀딩 기간만큼 중요한 것은 펀딩 시작일인데요. 저는 사실 그리 전략적으로 결정하지는 못했습니다. 기본적으로 프로젝트 페이지 제작에 어느 정도 걸릴지를 얼추 따져보긴 했지만, 막상 일자를 정할 때에는 '왠지 월의 첫날이 깔끔하게 떨어진다'는 이유 같지 않은 이유로 8월 1일로 쉽게 정해버렸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 글을 읽고 계시는 텀블벅 예비 창작자분이 계시다면 저보다는 조금 더 영리하게 계획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요, 나름의 경험자로서 생각하는 팁은 (1) 월요일이나 화요일을 목표로 오픈하고 (2) 텀블벅에서 진행 예정인 기획전 일정을 고려해서 결정하는 게 좋겠다는 것입니다. 

첫 번째로, 월요일이나 화요일이 좋다고 생각한 이유는 텀블벅 방문자가 주말보다는 평일에 많고, 평일 중에서도 제가 체감하기에는 월요일과 화요일에 가장 많은 것 같아서입니다. 보통 프로젝트 오픈 둘째 날까지가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을 수 있는 기간이다 보니, 이왕이면 방문자가 많은 요일을 목표로 하면 더 성과가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텀블벅에서 진행 예정인 기획전 일정을 고려하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은 텀블벅에는 창작자가 자유롭게 응모할 수 있는 기획전들이 수시로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텀블벅 창작자 가이드 페이지에 보면 앞으로의 기획전 일정과 응모 기간이 나와 있는데요, 아무래도 아무 기획전에나 응모하는 것보다는 프로젝트 성격에 맞는 기획전 진행 시기를 노려서 프로젝트를 오픈하는 것이 유리하다 보니 이 정보를 미리 활용하시는 것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텀블벅 창작자 가이드 사이트(creator.tumblbug.com)에 수시로 나타나는 기획전 창작자 모집 배너


이렇게 해서 펀딩 시작일과 펀딩 기간까지 결정하고 나면, 대략적인 프로젝트 운영 일정도 소개 페이지에 적게 되어 있습니다. 아무리 '판매'가 아닌 '펀딩'이라고는 해도, 어떤 일정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언제 선물을 전달할 것인지 투명하게 고지해야 후원자와 창작자 간의 믿음이 쌓이기 때문이죠. 저의 경우, 종이책 출판 프로젝트이다 보니 책 인쇄와 굿즈 제작, 배송 일정까지를 고려해 운영 일정을 정리해야 했습니다. 저는 책 제작이나 다량의 선물 배송을 해본 적이 없다 보니 이 일정을 계획하는 것도 꽤 막막했는데요, 이 부분은 과거에 진행된 다른 출판 프로젝트의 일정을 체크해 보거나 인터넷상에 있는 텀블벅 프로젝트 진행 기록을 찾아보며 최대한 가능할 것 같은 일정으로 적었습니다. 다만 아직 펀딩이 진행 중이라 실제로 계획한 기간에 맞춰 프로젝트를 잘 완수할 수 있을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네요...ㅠㅠ



2. 선물 구성 및 제작비 계산

일정 다음으로 계획해야 하는 것은 '어떤 선물을, 얼마로 책정할 것인가'였습니다. 저의 경우 출판 프로젝트이다 보니 일단 종이책은 기본 선물로 들어가지만, 조금 더 눈길을 끌기 위해서는 책 외의 굿즈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공적이었던 과거 출판 프로젝트들의 경우 대부분 예쁜 굿즈를 함께 구성하시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커스텀 굿즈 제작이 가능한 업체들을 알아보기 시작했고, 결국은 좀 비싸긴 하지만 지인이 사용해 본 적이 있고 퀄리티도 괜찮아 보이는 마플(MARPPLE)이라는 사이트에 정착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도 어떤 굿즈로 할까 고민하다가, 나름대로 저보다 감각이 있는 친언니의 의견을 참고해 '스마트톡'과 '파우치' 두 가지로 결정했습니다. (처음에 저는 수첩이나 코스터(컵 받침)를 생각했는데, 가족들이 다 별로라고 하더군요ㅠㅠ...)

최종적으로 결정한 굿즈: 스마트톡 & 파우치


아무튼 이렇게 선물을 구성하고 나니, 각각의 선물에 얼마 정도를 책정해야 할지 결정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먼저 제작비가 얼마나 들지 따져봐야 했습니다. 텀블벅 프로젝트를 통해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는 생각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배송비와 텀블벅 수수료, 그리고 책 인쇄비와 굿즈 제작비까지 고려했을 때 너무 적자를 보면 안 되니까요. 몇 분이나 후원해 주실지 모르는데 배송비와 인쇄비를 미리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 조금 애매하긴 했지만, 저는 일단 최소 100분이라고 가정하고 배송이나 인쇄비를 계산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텀블벅 출판 프로젝트들의 금액을 참고해서 너무 비싸 보이지 않으면서 또 적자를 보지는 않을 만큼의 금액으로 책정했습니다.



3. 프로젝트 소개 내용 작성

드디어 대망의 프로젝트 소개 내용 작성까지 왔습니다. 저는 이 부분이 가장 어려웠는데요, 아무래도 실물 책을 본 적도 없는 상황에서 후원을 결정해야 하는 구조이다 보니 무조건 소개글로 승부를 봐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기 때문입니다. 본업에서 상품 상세 페이지를 기획한다든지 하는 창의적인 업무를 한 적이 거의 없다 보니 더 막막했던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에도 다른 텀블벅 프로젝트 페이지들을 찾아보면서, 어떤 페이지가 제 기준에서 매력적으로 느껴지는지 감을 잡아보려 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성공적인 프로젝트들을 많이 찾아봐도, 제 책이 가지는 분위기에 맞춰야 하다 보니 무작정 따라 할 수는 없어서 소개 페이지의 톤 & 내용을 결정하는 데 꽤 많은 고민이 필요했습니다. 예를 들어, 통통 튀는 소개글로 눈길을 끈 프로젝트가 좋아 보인다 해서 제 소개 페이지도 친근하고 귀여운 느낌으로 기획했다면 정말 어울리지 않았을 겁니다.


이러한 시장 조사(?)를 거쳐 1차 소개글을 작성한 후에는 가족들에게 검토를 부탁했습니다. 소설을 완성할 때에도, 굿즈를 선택할 때에도 그랬듯 저 혼자만의 눈으로 결정하는 것은 최선의 결과를 낼 수 없다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번에도 더 많은 사람의 의견을 조합해 수정하는 것은 정말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가장 처음 제가 만들었던 소개 페이지는 사실 지금 떠올려보면 '톤 다운된 판타지'라는 정체성에만 집착한 나머지 굉장히 밋밋했거든요. 가족 리뷰를 거치자 '시작 부분에서는 단순 소개글만 넣지 말고 시선을 사로잡을 만한 포인트를 넣었으면 좋겠다',  '너무 줄글 위주이니 이미지를 많이 넣었으면 좋겠다' 등의 의견들이 나왔고, 실제로 이를 반영하기 위해 더 고민을 하다 보니 상세 페이지는 점점 좋아졌습니다. 그리고 거의 펀딩 오픈 직전까지 수정을 거듭한 끝에 가족들에게 '이제 좀 괜찮다'는 컨펌을 받고 펀딩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전 글들에서도 소개했기 때문에 이미 보신 분들도 계실 것 같은데요. 위 과정을 거쳐 완성된 상세 페이지가 궁금하시다면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해 주세요:) 

https://tum.bg/Jp5J8v



이상으로 저의 텀블벅 프로젝트 준비 기록을 적어보았습니다. 이 글을 통해 도움이나 즐거움을 드릴 수 있었길 바라며, 다음에 더 좋은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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