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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YC Oct 14. 2023

셀프 인스타그램 광고 집행기

텀블벅 펀딩 프로젝트 오픈 이후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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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현업 데이터 분석가가 판타지 소설을 쓰게 된 사연

2. AI 시대의 책 디자인 방법

3. 텀블벅 초보의 프로젝트 런칭 기록



이전 글을 읽으신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저는 판타지 소설 <그림자 마법사들: 사라진 그림자의 비밀> 출판을 위해 텀블벅 펀딩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텀블벅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새롭게 도전하게 된 것이 많았는데요, '광고 집행'도 그중 하나였습니다. 세상 모든 일이 그렇지만, 아무래도 텀블벅 프로젝트도 일단 알려지지 않으면 시장에 니즈가 있는지 확인할 수가 없기 때문에 저는 사비를 써서라도 광고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나 제 목표는 비용 절감이 아닌 'product-market fit 검증'이었다 보니 광고비를 써야겠다는 생각이 더 당연하게 다가왔던 것 같아요.


사실 저는 대학교 때 언론홍보영상학을 전공했고, 그 과정에서 광고 분야의 커리어를 꽤 진지하게 고민한 시기도 있었다 보니 스스로 광고에 대해서는 그래도 잘 아는 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직접 광고를 만들고 집행하려다 보니 모르는 부분이 아주 많다는 걸 깨닫게 되더군요. 광고에 대해 이론만 배웠었지, 직접 실무를 해본 적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저와 비슷하게 셀프로 소액 광고를 해보고자 하시는 분들을 위해 제 경험담을 공유해보려 합니다.



1. 채널 선택 및 광고 집행 방식 탐구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어느 채널에서 광고를 할지 결정하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광고 업계에 종사하는 전문가분들 입장에서는 '가장 효율적으로 타깃에 도달할 수 있는 채널'을 선정하는 과정부터가 중요한 의사결정 포인트겠지만,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광고를 해보는 것이 목표였기 때문에 큰 고민 없이 가장 대중적인 광고 채널인 '인스타그램'을 선택했습니다. 제 소설의 타깃인 1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에 가장 도달률이 높은 소셜미디어이기도 하고, 관심사 바탕 타겟팅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것저것 시도해 볼 여지가 많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제 매체를 선택했으니, 그다음은 광고를 게재하는 방법을 알아볼 차례였습니다. 여러 블로그 및 Meta, Instagram 공식 사이트를 통해 정보를 얻을 수 있었는데요, 자세한 광고 방법 및 팁은 다른 전문가 분들이 더 잘 설명해 주실 수 있을 테니 여기에서는 간단한 내용만 공유해 보겠습니다. 인스타그램에서 광고를 하는 방법은 2가지로, (1) 인스타그램 내에서 프로페셔널 계정을 만든 후 앱 내에서 자체적으로 광고 게시물을 올리는 방법과 (2) Facebook Ads Manager를 통해 메타에서 제공하는 광고 채널들을 한 번에 관리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중 저는 Facebook Ads Manager를 활용하는 방법을 선택했는데요, 해당 방법을 통하면 인스타그램 외의 다른 채널까지도 모두 포함해 최적화된 광고 노출이 가능하고, 웹 상에서 대시보드를 보면서 쉽게 광고를 관리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facebook ads manager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출처: https://buffer.com/library/facebook-ads-manager/)

일단 광고의 주체가 될 인스타그램 & 페이스북 기업 계정을 만들고 나니, 나머지 과정은 꽤 간단했습니다. Facebook Ads Manager는 Campaign > Ad set > Ad 순서로 위계를 잡아서 광고를 관리할 수 있는 구조라서, 저는 하나의 Campaign 아래에 타깃별로 Ad set을 쪼개 놓았고, 그 안에 구체적인 광고 소재별로 Ad를 개별 등록해 두었습니다. 그리고 Campaign 혹은 Ad set 단위에 광고 집행 기간 및 가용 금액을 세팅하면, 그 안에 등록된 Ad 중에 가장 효율이 잘 나오는 쪽으로 메타(페이스북)가 알아서 집중해서 집행해 줍니다. 이 글은 광고 방법을 자세히 안내하는 글은 아니다 보니 더 설명드리지는 않겠지만, 제가 느낀 메타의 광고 시스템은 '철저한 머신러닝 기반 최적화 시스템이라서 광고 초보도 쉽게 효율적인 광고가 가능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광고 경험이 많으시다면 수동으로 조건을 다양하게 설정해서 더 좋은 효율을 내실 수 있겠지만, 저처럼 경험이 별로 없으신 분이라면 메타에서 알아서 최적화해 주도록 맡겨두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고 추천드려 봅니다!

(*어느 광고 구좌에 노출될지도 메타의 최적화 시스템에 맡겨두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인스타그램 피드와 스토리, 릴스 등 다양한 구좌 중 어느 곳에 노출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이시라면 역시 메타의 광고 추천 모델을 믿고 맡겨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2. 광고 제작 및 집행

광고 집행을 위해 제 입장에서 가장 신경을 썼던 부분은 아무래도 광고 소재를 결정하는 일이었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광고 실무 경험이 전무하다 보니 어떤 소재가 인스타그램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는지 아는 바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먼저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다른 도서 광고를 모니터링해 보고, 이를 참고해서 여러 소재를 만든 후에 메타의 최적화 시스템에 선별과정을 맡겨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집행 가능한 선택지는 (1) 동영상 광고, (2) 복수의 이미지로 구성된 캐러셀(Carousel) 광고, 그리고 (3) 단일 이미지의 심플한 광고 세 가지가 있었는데요, 저는 제가 직접 광고 이미지를 디자인할 생각이었기에 한정된 시간 및 리소스를 생각했을 때 동영상 광고는 어렵겠다고 판단했습니다. 도서 광고의 경우 동영상 광고는 별로 없기도 했고요. 제 인스타그램 알고리즘에 등장하는 도서 광고 중에는 특히 줄거리를 여러 이미지로 풀어서 보여주는 캐러셀 광고가 가장 많아서, 처음에 제 마음은 캐러셀 광고 쪽으로 많이 기울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일단은 인스타그램에서 많이 접했던 도서 광고처럼 줄거리를 강조하는 방식으로 이미지 4개짜리 캐러셀 광고에 초점을 맞춰서 준비를 했고, 이미지 2개짜리 캐러셀과 단일 이미지 광고는 효율 비교 차원에서 함께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예상외로 가장 높은 효율을 보인 것은 매우 심플한 단일 이미지 광고였고, 오히려 캐러셀 광고 중에서도 이미지 4개짜리의 가장 복잡한 광고가 가장 효율이 좋지 않더군요. 가장 효과가 좋았던 단일 이미지 광고와 4개 이미지 캐러셀 광고 사이에는 평균 CPC(클릭당 비용)가 거의 10배 정도 차이가 날 정도였습니다. 4개 캐러셀에 가장 많은 고민과 노력을 쏟았기 때문에 저에게는 꽤 충격적인 결과였지만, 페이스북의 최적화 광고 시스템 덕에 빠르게 이런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는 건 매우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단일 이미지 광고는 거의 유사한 형태로 문구만 바꿔서 테스트를 해보았는데, 신기하게도 별 차이가 없어 보이는 문구 중에서도 한쪽이 뚜렷하게 월등한 효율을 보였습니다. "해리 포터 팬들을 다시 한번 사랑에 빠지게 할 소설"이라는 문구가 가장 효율적인 것으로 나타났고, 이는 어떤 문구가 제 소설을 가장 매력적으로 담아내는지 학습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처음에 가장 높은 효율을 기대했었던 4개 이미지 캐러셀 광고
2개 캐러셀 광고 (좌) & 단일 이미지 광고 2개 (우)  -> 가장 효율이 잘 나온 광고는 가장 우측의 단일 이미지 광고



3. 광고 집행 관리 및 소재 교체

저는 거의 텀블벅 펀딩 기간 내내 광고를 집행했는데요, 그러다 보니 수시로 Ads Manager에 들어가서 광고 효율을 체크하고 관리하게 되었습니다. (잠시 꺼뒀다가 다시 켜기도 하고, 일 비용 한도를 낮췄다가 다시 높이는 등의 조정을 하긴 했지만 결국은 기간 내내 광고를 붙들고 있었던 셈입니다.) CPC를 체크하면서 너무 효율이 안 좋은 광고는 끄고, 생각나는 다른 variation 방법이 있으면 새로 광고 이미지를 디자인해서 실험해 보고, 효율이 좋던 광고마저 점점 CPC가 올라가는 추세를 보이면 타깃을 넓히거나 바꾸는 식으로 계속해서 변화를 주며 광고를 진행했습니다. 저는 광고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렇게 계속해서 손을 대는 것이 좋은지 안 좋은지는 잘 모르지만, 성격상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실천에 옮기지 않고는 못 배겼던 것 같아요. 


그렇게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면서 제가 배우게 된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에 의한 교훈일 뿐, 다른 제품 & 다른 소재에서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1. 오히려 가장 심플한 광고가 가장 눈길을 끌 수도 있다. 아주 흥미로운 소재가 아닌 이상 캐러셀 광고는 마이너스(-)일 수 있고, 단일 이미지 광고 중에서도 가장 단순한 문구가 가장 효율이 좋을 수 있다.

2. 같은 문구, 배치에서 배경색을 변경하는 것만으로도 꽤 효율이 달라질 수 있다. (*저의 경우 오히려 책이 어두운 색이다 보니 배경색을 너무 밝게 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가 나기는 했습니다.)

3. CPC가 잘 나오지 않는다면, 타깃 변경을 고려해 보자. 이때, 타깃을 점점 좁히기보다 오히려 더 넓은 타깃으로 확장한 후 페이스북이 자동으로 반응이 좋을 만한 타깃을 골라 노출시키도록 하는 것이 좋을 수 있다. 

4. 다만 타깃을 너무 수시로 바꾸지는 말자. 동일한 조건으로 며칠 이상 지켜보면 점점 학습이 이루어짐에 따라 CPC도 내려갈 수 있다.






결론적으로, 셀프 광고 집행은 꽤나 흥미롭고 배울 점이 많았던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소소하게 직접 디자인을 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라 광고 이미지를 만드는 시간도 재미있었고, 별 차이가 없어 보이는 광고 이미지 사이에도 효율 차이가 크게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되어 흥미로웠습니다. 생각보다 광고를 통해 제 텀블벅 프로젝트를 주목해 주시고 후원까지 해주신 분들도 많아서, 시장에 제 소설에 대한 수요가 어느 정도 있겠다는 자신감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다만 소설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해치지 않아야 하다 보니 실험 삼아 만들어봤던 독특한 소재의 광고 이미지들은 결국 효율을 테스트해보지 못한 점이 조금 아쉽긴 하네요ㅎㅎ...)



그럼, 다른 텀블벅 프로젝트 기록글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제 텀블벅 프로젝트 페이지를 공유하면서 끝내겠습니다. 저의 준비 기록을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한번 구경해 주세요!


https://tum.bg/Jp5J8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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