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다시 또, 담담하게.

by 딥페이지

새해가 됐다.
오지 않을 것 같던 2025년이 지나고, 또 오지 않을 것 같던 2026년이 왔다.
나는 어느새 서른둘이 됐다.


가끔은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것이 조그마한 기적처럼 느껴진다.
어린 시절에는 겪지 않아도 될 파도를 너무 일찍 만났고,
20대에는 그 파도의 잔재가 몸과 마음에 고스란히 남았다.
“아, 더는 이 세상에 남지 않으리.”
그런 생각을 했던 날들이 아직도 선명한데,
나는 서른을 넘겼고, 그것도 제법 가뿐하게 두 해를 더 살았다.


이제는 조금씩 보이는 것 같다.
앞으로 내가 살아가게 될 길의 윤곽 같은 것들.
우스갯소리로 사주를 보면 늘 듣던 말이 있다.
“초년운이 안 좋아서 정말 버티기 힘들 거예요.”
그 말을 농담처럼 주고받으며 살았지만,
이제는 안다. 그건 어디까지나 사주일 뿐이고,
앞으로의 인생은 결국 내가 어떻게 살아내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을.


2026년은 내게 할 일이 많은 해다.
오랫동안 망설이기만 했던 대학 진학을 다시 선택했고,
사이버대학이지만 지원서를 내며 다시 공부할 준비를 시작했다.

또,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다.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요즘 말로 하자면 커피챗을 하며
내 인생의 방향을 조금 더 넓혀보고 싶다.


나는 늘 누군가에게 위로와 공감을 건넬 때 이런 말로 건네왔다.
“막힌 길은 없어요. 모르는 길이라도 걷다 보면
그동안 닦여온 길이 결국 내 길이 될 거예요.”
사실 그 말은, 남을 위로하기 위한 말이면서
동시에 나 자신에게 해주고 싶었던 말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그 말을 오래 받아들이지 못했다.

이토록 힘들고 가시밭길만 걸어온 인생에서
뒤를 돌아볼 여유가 어디 있느냐며 부정하는 시간이 더 길었다.

그런데 작년부터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글을 쓰게 됐고, 마음에 변화가 생겼고,
탈도 많고 말도 많은 한 해를 지나왔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힘든 해가 지나가면,
어김없이 괜찮은 한 해가 다시 찾아왔다는 것을.

그래서 이제는 말해본다.
“큰 액땜이었다고 생각하자.”

호사다마라고 하지 않는가.
좋은 일만 이어질 수도, 나쁜 일만 계속될 수도 없는 게 그것이 인생이라면,
올해는 조심스럽게 바란다.


이제는 꽃을 피워도 되지 않을까 하고.

연초는 늘 정신이 없다.
그러니 조급해하지 말고, 후루룩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달려보자.

넘어지지 않게.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날 수 있게.


2026년,
올해도 잘 살아보자.


추신)

안녕하세요. 아직 끝나지 않은 나에게를 연재중인 딥페이지라고 합니다.

이렇게 글로 안부를 전하는 것도 오랜만인 거 같습니다.

2025년 한 해 너무 고생 많으셨습니다. 힘든 일, 좋은 일 파도타듯 일렁이셨을거라 생각이 됩니다.

2026년 병오년 올 해는 빨간 말의 해래요. 불의 기운이 차고 넘친다고 하는 해니까요.

여러분들의 한 해에도 동력이 되어줄 일들이 많이 있으시기를 기도하고 소망하겠습니다.

부디 올해는 더 건강하시고, 꽃길만 걷는 한 해가 되기를 바라봅니다.

제 글을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딥페이지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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