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joyfultalk
Nov 08. 2024
나를 아프게 한건 항상 너였다.
나는 너를 사랑했을까?
서걱거리는 눈길을 걸으며 생각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 못 된 것인지.
아마 그 시작부터였을까?
나는 그저 너의 봄날의 햇살 같은 웃음이 좋았다.
그 웃음을 보고 있으면 세상 모든 근심이 사라지는 듯했다.
너를 내 궁에 두고자 했다.
나의 궁에도 따스한 햇살이 들게 하고 싶었다.
그렇게 오래도록 기다렸는데
나비보다 더 살랑이던 너는
나의 궁에서는 늘 검푸른 빛의 바다처럼 차가웠다.
내가 널 나의 궁에 들이지 않았어야 했던 것일까?
어쩌면 너는 원래 내 것이 아니었던 걸까?
그리 생각하니 왜 나는 네가 내 것이라 생각했는지조차 모르겠다.
그저 처음 널 보았을 때부터
나는 날 쫓던 너의 눈동자를
내 것이라 생각했다.
아주 오래전부터 내 것이었다 생각했다.
나는 나의 것을 다시 찾았을 뿐이라고.
고개를 들어 떨어지는 눈을 보고 있자니 내 몸은 더 차가워졌고
나는 더욱더 네 온기가 필요해졌다.
그리고 이제 그 어디에도 너는 없다.
눈을 감자 너의 맑은 웃음소리가 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