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oyfultalk Nov 08. 2024

나를 아프게 한건 항상 너였다.

나는 너를 사랑했을까?

서걱거리는 눈길을 걸으며 생각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 못 된 것인지.

아마 그 시작부터였을까?


나는 그저 너의 봄날의 햇살 같은 웃음이 좋았다.

그 웃음을 보고 있으면 세상 모든 근심이 사라지는 듯했다.

너를 내 궁에 두고자 했다.

나의 궁에도 따스한 햇살이 들게 하고 싶었다.


그렇게 오래도록 기다렸는데

나비보다 더 살랑이던 너는

나의 궁에서는 늘 검푸른 빛의 바다처럼 차가웠다.


내가 널 나의 궁에 들이지 않았어야 했던 것일까?

어쩌면 너는 원래 내 것이 아니었던 걸까?


그리 생각하니 왜 나는 네가 내 것이라 생각했는지조차 모르겠다.

그저 처음 널 보았을 때부터

나는 날 쫓던 너의 눈동자를

내 것이라 생각했다.

아주 오래전부터 내 것이었다 생각했다.

나는 나의 것을 다시 찾았을 뿐이라고.


고개를 들어 떨어지는 눈을 보고 있자니 내 몸은 더 차가워졌고

나는 더욱더 네 온기가 필요해졌다.


그리고 이제 그 어디에도 너는 없다.

눈을 감자 너의 맑은 웃음소리가 들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