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부부로 살아가는 길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것
좋은 배우자는 어떤 사람일까?
서로 사랑하는 마음? 경제력? 상대방을 존중하는 자세?
나와 아내는 둘 다 지방에서 유년기를 보내고, 대학교 입학을 하며 서울에 올라왔다. 둘은 같은 회사에 입사하였고 우연한 기회를 계기로 만나서 결혼까지 하게 되었다.
아내와 결혼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조금 엉뚱한 것이다.
결혼 전 잠시간 동거를 할 때, 아내는 본인은 아침밥을 먹지 않아도 나의 아침을 정성껏 챙겨줬었다.
심지어 출근 준비 중인 나에게 밥을 가져와 떠먹여 줄 정도로 자상한 사람이었다. 어찌나 사랑스럽고 이쁘던지 아직도 그 기억이 날 때면 미소 지어지기도 하고, 한편으로 정말 속았구나라고 생각도 든다.
"아 이 여자와 결혼하면 난 집밥은 먹을 수 있겠구나"
라는 착각을 하게 됐다.
예상하겠지만, 우리는 결혼을 하고 아이도 금방 가지게 되었고 나에게 향하던 밥숟가락은 이제 우리의 아이에게 갔고, 어느 순간부터 아내는 주말에는 낮 12시가 되어도 침대에서 일어날 기미를 안보였다.
처음엔 아기가 밤에 깊이 자면 밥을 챙겨 주겠다고 했지만, 깊은 잠을 자게 되어도 또 다른 핑계로 약속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많이 싸웠었다. 주말에 12시에 일어나면 뭘 어떻게 하자는 거냐? 적어도 아기 밥은 챙겨줘야 할 것 아닌가?라고.
일어날 생각이 없는 엄마를 아이도 아는지, 어느 순간부터 주말아침이 되면 아이는 아빠를 찾기 시작한다.
"아빠 아침 뭐 먹어?"
화가 났지만 아이와 나의 아침밥을 챙겨 먹기 시작했고, 아내는 우리가 밥은 먹고도 한참 후 일어나 늦은 식사를 했다.
아내에 대한 불만이 가득했던 주말들을 보내던 중, 문득 나는 생각했다. 아내는 왜 그럴까? 왜 늦잠을 자고 아이밥도 안 챙겨주는 걸까?
아내는 피곤했던 모양이다. 육아와 직장생활로 주중의 힘듦을 주말 늦잠으로 버텨내는 중이었던 것이다.
늦잠을 자고 안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못 일어나는 것이었다.
나와 달리 튼튼하지 못해 버거워하고 있는 것이다.
아이의 칭얼대는 소리보다 본인의 몸의 울부짖음 때문에 더 자야 하기 때문이었다.
나는 나의 기준에서 아내를 나태하다고 비난했지만, 아내의 기준으론 힘든 생활을 버티기 위해 최소한의 수면이 필요했던 것이다.
주말 아침 아내와 아이를 위한 아침을 준비하고 아내를 깨운다.
일어나 잠이 깨고 화장실을 다녀올 시간만큼 여유를 두고 아내를 깨운다.
아내가 일어나 완벽한 컨디션으로 아이와 나와의 식사를 온전히 즐길 수 있도록.
서로에 대한 불만으로 냉랭하기만 했던 주말 시간은, 화목하고 기다려지는 시간으로 변하였고,
어느새 아이는 자라 중학생이 되었고, 우리 가족은 설거지와 청소를 역할분담하여 나누어하게 되었다.
좋은 배우자의 조건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상대가 힘들어하는 부분을 기꺼이 나눠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행복한 부부생활의 완성은,
상대방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손 내밀어 주는 것부터 시작한다.
이번 주말에는 어떤 아침밥을 준비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