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서 작성한다.
나는 내향적이다. 비교적 그렇다. 무엇이든 먼저 내밀지 않는다.
카페에서 상대가 누군지 도통 알 수 없었다. 나는 착의를 밝혔는데 상대는 밝히지 않은 채로 나를 관찰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불쾌하지는 앉았으나 당시에는 카페의 입구 근처에 있었기에 꽤 추웠다. 에라 모르겠다. 카페에서 탈주하려는 순간에 상대가 나타났다. 키가 굉장히 큰 여성이었다. 170cm 이상으로 추정이 되었다. 복장도 내 기준으로 봤을 때 정갈했다. 나보다 활발했다. 나보다 쾌활했다. 나보다 말이 많았다. 나보다 에너제틱했다. 나보다 뛰어날 것 없다고 생각한 상대였는데 어리석은 것은 본인이었다.
이후 약속의 장소인 코인노래방에 도착을 했다. 결제를 하고 방으로 입장을 했다. 구성원 중에서 낯선 인간이 둘이 늘었다. 방이 좁았다. 막내로 추정되는 상대는 뜬금없이 가방을 뒤지더니 신분증을 꺼내서 우리에게 보여줬다. 공무원? 여군? 김해공항에서 근무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여군 부사관이자 하사 직급으로 - 나는 그러한 사실을 듣고도 무심했다. 그저 예쁨을 받는 구성원 중에서 하나가 들어왔다고 치부하고 있었다.
이후 밖으로 나갔다. 고깃집으로 향했다. 사람이 하나 더 합류를 했다. 우리는 먹고 마시고 웃었다. 이어서 장소를 옮겼다. 카페였다. 몇몇 사람들은 카페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다. 우리는 눈치가 보였다.
나는 가방을 뒤적이다가 이전에 읽었었던 책을 꺼내들었다. 그저 뭇사람의 분위기에 편승하고 싶었던 의도였었다. 구성원 중 하나는 책을 냅다 가로채더니 펼치고 질겁을 했다. 그러한 이유는 금새 밝혀졌고 전염까지 되었다. 나는 책을 씹어먹기 때문이다.
이건 전적으로 나만의 짐작인데, 구성원의 막내도 독서에 관심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무심했다. 그러려니 했다. 직후에 막내가 별다른 반응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후 카페를 벗어났다. 우리는 헤어졌다. 모임 방에서 카톡이 왔다. 막내였다. 독서 모임을 제안을 했다. 형식적으로 제안한 것인가 싶었다. 여전히 시큰둥했다. 구성원은 독서라는 단어에 기겁을 했지만 실제로 나는 전혀 나쁘지는 않은 제안이었다. 그러나 미리 밝히지만 그러한 제안은 사실로 이루어지지는 못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