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가지

by 고대현

어느 자그마한 도시에 인간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것 같다. 나는 그저 그 곳을 지나가려고 했을 뿐이었다. 어떠한 인간도 나에게 시선 따위를 주지 않았고 그들은 한결같이 나무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스쳐서 지나가려고 마음가짐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시선을 그들과 동일한 곳으로 향할 수 밖에 없었다. 이것은 일종의 유혹이었고 나는 유혹에 넘어간 것 뿐이었다. 그 이상의 해석은 불필요하다.

그다지 크지 않은 나무가 특정 공간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뿌리는 어디서부터 어디로 이어진 것인지 전혀 모르겠다. 이러한 나무를 바라보고 있는 인간들도 그러한 사실 따위에는 전혀 관심이 없어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무엇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는 것일까? 나무에게 애처롭지 않게 매달려 있는 열매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았다! 딱히 탐스럽지는 않게 보이는 열매가 아주 많이 열려있는 것은 사실이었다. 인간들은 그리고 외치고 있었다. 저 나무에 매달려 있는 열매는 분명히 색깔도 아름다우니까 맛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너도 나도 뒤쳐지지 않게 자기 자신의 의견 따위를 지지하고 있는 것 같았다. 자기 자신이 말이다. 나는 그저 지나가려는 발걸음을 멈춘지 오래였고 그들에게 나는 뜬금없이 외쳤다. 전혀 계획이 없었던 행위였는데도 불구하고 충동적으로 즉흥적인 언행이 나아간 것이었다. 가만 생각을 해보면 너무나도 어리석은 언행이었지만 이미 늦었다는 사실을 인지했다고 해도 달라지는 것은 없었을 것 같다.

발언했다. 저 열매는 맛이 없을 가능성도 있다. 맛이 없을 수도 있다. 그럴 가능성을 열어놓아야 한다. 절대적으로 맛이 있을 수 없다. 색깔과 맛은 전혀 연관이 없다! 직접 인간이 경험하지 않은 이상 알 수 없는 것도 존재한다! 그러니까 섣부르게 판단하지 마라! 판단은 해도 괜찮으나 결정을 빠르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고요했다. 나는 그저 가야 하는 길을 가려고 홀로 채비를 보채고 있었다. 누군가 나의 발목을 잡았다는 감각을 지울 수 없었다. 이내 목덜미가 잡히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고 서서히 나의 신체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향하는 것이 아니라 뒤를 향해서 뒷걸음질을 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의 감각은 나를 속이지 않았고 나는 그렇게 그들에 의해서 피투성이가 될 때 까지 두들겨 맞는 신세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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