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공무원의 불편함
나는 누구보다도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는,
그런 깊은 만족감에 도취되어 살아왔다.
뭘 하더라도, 비교적 쉽게 성취를 이뤄내곤 했기 때문이다.
나는 살면서 손대는 것마다 전부 다 이뤄내면서 살아왔다.
그럴 수 있었던 과거 나날들에 대해서 감사하면서 살아오기도 했다.
그러나 어느 날 문득,
난데없이 이런 생각이 쳐들어왔던 것이다.
당황스러웠다.
지금까지 행복하게, 세상만사에 감사하면서 살아왔던 주제에,
무슨 난데없이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건가"
라니?
갑작스럽게, 계속 이렇게 살기만 해서는 안 될 것만 같다는
정체 모를 '불안과 두려움, 의심과 같은 느낌'에 시달리기 시작한 것이다.
왜 그럴까?
나는 지금껏 겪어본 적 없었던,
새로운 고뇌 속에 허우적거리기 시작했다.
남들 다 부러워하는 공무원으로 잘 살고 있으면서
무슨 놈의 고뇌인가?
평생 잘릴 걱정도 없겠다,
갑작스럽게 멀리 지방으로 발령 날 일도 없겠다,
그저 평범한 공무원들 다 똑같이 사는 모양새로
똑같이 잘 먹고 잘 살기만 하면 되는데 말이다.
'나'라는 사람의 본성인 걸까?
그런 '안정적인 것들'로부터
오히려 불안 ~ 두려움 ~ 의심을 느꼈다.
아무래도 '나'라는 사람의 깊은 곳 안쪽에는
지금까지 누구도 살펴주지 않은 무언가가 다소곳이 자리 잡고 있었던 걸까.
그 무언가가 신호를 보내오고 있는 게 아닐까.
직감적으로 깨달았다.
그 깊은 곳에 다소곳이 자리 잡고 있던 무언가는,
오래도록 숨 죽이고 할 말을 참고 있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것은 오래도록 깊은 욕구를 품고서 숨 죽이고 있었지만
이제 더 이상은 숨 죽이고 있을 수 없다고,
할 말을 하기 시작한 거라는 사실을 말이다.
내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던 그것은
보통 '꿈'이라고 불리는 그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