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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준수 Jul 01. 2024

내가 왜 그 과일을 먹었을까?

더러운 것들은 사람의 마음에서 나온다

주말에 내가 이사로 있는 어느 비영리 기관 30주년 행사에 아내와 함께 다녀왔다.


집에 도착하자 아내가 물었다. 

“여보! 내 가방에 있는 플라스틱 과일 컵 못 보았나요?” 

“아까 내가 맛있게 먹었어요.”

“아니, 제 가방에 있는 것을 저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드셨단 말이예요?” 

“당신이 가방에 넣어서 들고 가기 불편할 것 같기도 해서 내가 먹었죠.” 

…… 

“그거 아까 두어 사람이 바닥에 실수로 쏟은 것을 보고 아까워서 내가 주워 담은 것이에요.  집에 가서 깨끗이 씻어 먹으려고요.” ......


원효 대사의 해골물이 떠올랐다. 정말 달았고 맛있었기 때문이다. 

“음 ~ 내 속은 그 과일에 묻어 있는 먼지나 불순물보다 더 더럽지. 밖에 묻어 있는 불순물이 더러우면 얼마나 더럽겠나?.......” 


“밖에서 사람의 몸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사람을 더럽히지 못하고, 이 모든 악한 것들이 마음에서 나와서 사람을 더럽게 한다”는 예수의 메시지가 생각났다. 


살아가는 동안 내가 그 실체를 모르고 먹거나 이해하는 것이 세상에는 많은 것 같다. 

동시에, 내게 주어진 것을 감사함으로 받으면 세상에는 누릴 것(?)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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